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일본의 부품소재산업이 엔저 바람을 타고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2월 일본의 부품소재 부문 수출액은 5조2천140억엔(약 528억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 증가했다. 이는 일본 전체 수출증가율 1.3%의 3배 가까운 수치다.

해당 기간 수출이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011년 이후 2년 만이다.

금액 기준으로 70%의 비중을 차지하는 10대 수출 대상국 가운데 중국·홍콩을 제외하고는 모두 플러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작년 미국·독일 두 나라 외에 모두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증가율은 작년 1∼2월 -16.1%에서 올해 -6.2%로 다소 개선됐고, 두 번째 규모의 대미(對美) 수출증가율도 0.5%에서 13.1%로 크게높아졌다.

3위의 수출 대상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11.4%에서 올해는 7.7%로 급반전을이뤘다. 해당 기간 우리나라의 대일본 수출증가율이 0.7%에서 -9.2%로 추락한 것과 비교된다.

10대 수출 대상국 중에서도 한국·중국·미국 등 세 나라에 대한 수출 비중은 45% 정도로 큰 편이다.

제품별로는 12개 주요 제품군 가운데 전기기계부품 등 고부가가치 7개 제품군의수출증가율이 작년 마이너스에서 올해 플러스로 전환됐다. 반면에 수출증가율이 작년에 못 미치는 제품은 섬유와 조립금속제품 등 2개뿐이었다.

자동차·항공기 부품 등 수송기계부품의 수출증가율이 작년 -3.8%에서 올해 11%로 급상승했다.

전기공급·전기제어장치 등을 비롯한 전기기계부품은 -13%에서 0.7%로, 컴퓨터·사무기기부품은 -11.8%에서 8.1%로 각각 반전에 성공했다.

이러한 수출 지표는 엔저 현상으로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빠져든 일본 부품소재산업의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기를 맞을 것이라는 업계 전망과 부합하는 것이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엔저가 수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분석이 필요하지만 해당 산업이 빠른 회복세에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며 "일본 부품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무역역조 심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