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화물이 가득 쌓여 있는 베트남 최대도시 호치민항 모습.

- 올 370만TEU, 2005년 4배
- 남부 호치민항 계속 증가세
- 경제성장 빠르고 교역 늘어
- 부산, 꾸준히 관심 가져야

"현재 호치민 신항격인 카이멥항 1단계 사업은 일본이 참여해 불가능하지만 1단계 부지 규모의 배 가량 되는 2단계 개발사업에는 부산항만공사의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트랜 콴 황 베트남 사이공신항 마케팅담당 부사장)

지난 6일 베트남의 최대 도시 호치민에서 만난 SNP(사이공신항) 트랜 콴 황 부사장은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동서남아시아 최대 항만으로 도약을 노리는 호치민의 꿈을 설명했다.

	호치민 최대 항만 운영회사인 사이공신항(SNP) 건물 전경.

그의 기대는 수치가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의 총 컨테이너 물동량은 830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이 가운데 호치민항은 60%인 500만 TEU를 처리했다. 베트남 북부 하이퐁항이 300만 TEU를 차지했고 나머지 30만 TEU를 중부지역 소규모 항만이 나눠 가졌다. 이동훈 현대상선 호치민 지사장은 "북쪽에 위치한 하이퐁항은 중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인한 불안감 등으로 물동량 처리가 정체 상태인 반면 남쪽의 호치민항은 계속 증가 추세"라며 "호치민에는 현재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흥아해운 등 총 7개의 한국 국적선사가 진출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75년 북쪽 사회주의 정권이 통일 전쟁에서 승리한 베트남은 항만사업도 군부에서 쥐고 있다. 베트남 최대 항만회사인 SNP 역시 베트남 해군에서 운영하고 있다. SNP는 터미널 운영은 물론 물류창고 운영, 항만건설, 물류산업 등 항만과 관련된 모든 산업의 운영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SNP의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 실적도 급증하고 있다. SNP의 지난 2005년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 실적은 108만 TEU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배 가까운 370만 TEU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지사장은 "베트남은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에 이어 4위 정도의 항만 국가지만 타고난 근면성과 경제성장 속도에 비추어 보면 부산이 눈여겨볼 만한 항만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트남에는 현재 한국기업이 2700개 이상 진출해 있을 정도로 한국과 밀접한 국가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수출 규모에서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교역 대상국이다. 지난해 수출입 규모에서 처음으로 100억 달러 흑자를 달성한 고마운 나라이기도 하다. 베트남 역시 한국은 베트남전 참전의 악연이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현지에 진출한 삼성전자(휴대폰 생산)가 자국 전체 수출액의 11%라는 엄청난 규모의 부를 생산하고 있어 한국을 롤모델로 보고 있다.

선석기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장은 "전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베트남 정부도 항만 투자를 직접 할 수 없어 외국 투자 기업을 원하고 있다"며 "베트남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르고 한국과의 교역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부산 및 한국 정부가 베트남 항만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규 부산항만공사 홍보팀장은 "부산항만공사는 최근 베트남과 인접한 미얀마와 항만 건설 및 운영에 관한 교류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고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및 개발도상국 항만 건설 및 운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베트남과의 항만 교류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호치민·하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