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포함해 노년층이 국가로부터 받는 연금소득 규모가 처음으로 '자녀 용돈' 등 개인적 관계로부터 얻는 소득을 배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봉양'의 책임 주체가 자식 세대에서 국가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2008년부터 시행 중인 기초노령연금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26일 내놓은 '2011년 노후보장 패널조사 결과'를 보면 56세 이상 노년층이 1인 이상 소속된 가구가 자녀 등으로부터 받는 '사적이전소득'은 2010년 기준 연평균 133만8000원(월평균 11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국가가 보장하는 '공적이전소득'은 연간 258만4000원(월평균 21만5000원)이었다.

이 조사는 국민연금연구원이 국민의 노후보장 수준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05년부터 2년마다 실시하는 패널조사다. 지금까지 진행된 4차례의 조사에서 공적이전소득과 사적이전소득의 격차가 배로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소득분을 기준으로 한 2005년 1차 조사에선 사적이전소득이 297만1000원으로 공적이전소득(197만8000원)보다 100만 원 많았다. 2차 조사 때에도 사적이전소득(316만8000원)이 공적이전소득(230만7000원)보다 많았지만 2008년에는 공적이전소득(265만3000원)이 사적이전소득(208만9000원)을 추월했다. 하지만 당시 양측의 격차는 56만4000원에 불과했다. 2년 만에 실시된 4차 조사에서 124만6000원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는 2008년 도입된 기초노령연금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연금은 국내 만 65세 이상 전체 노인 중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매월 일정금액(액 10만 원)의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