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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과 '더 야당'만 있다" 재계, 불만 '폭발'

"투자보류·기업 엑소더스 직면…과잉 졸속 입법 우려" 주장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6-23 17: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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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6월 경제민주화 입법안 논의가 막바지로 치닫으며 재계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이 투자를 보류 또는 철회하는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재계는 경제민주화 논의가 일감 몰아주기, 단가 후려치기 등 갑의 횡포를 일삼거나 역외탈세, 비자금 조성 등 탈·불법 행위를 저지른 대기업의 부당 행위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점 때문에 할 말이 많은 처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추진 내용이 기업의 정상적 경영활동까지 억제할 정도로 과도하다는 인식을 하면서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계는 '이러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투자와 일자리 문제를 놓고'협박성'으로 들릴 수 있는 입장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23일 "대다수 대기업이 경제민주화 규제를 둘러싼 불확실한 국내 여건 때문에 눈치를 보면서 올해 투자계획을 거둬들이거나 보류한 상태"라며 "기업들로선 국내 투자 말고 해외 투자라는 대안이 있다는 사실을 정부와 정치권이 애써 모르는 척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경제성장의 동력인 기업 투자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경제민주화를일부 대기업의 횡포와 오너일가의 비뚤어진 행태를 바로잡는데만 한정하고 반기업정서로 확산시키지 말아 달라는 것이 재계의 요구이다.

◇ "야당과 '더 야당'만 있다"…재계 노심초사

기업활동과 노사관계의 모습을 크게 바꿀 경제민주화 법안은 다양하기도 하지만내용의 변폭이 커 재계는 '규제 쓰나미'라고 부르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여야가 아니라 야당과 '더 야당'만 있을 뿐이라는 재계의 볼멘소리가 있을 정도로 경제민주화 법안의 근본 취지에는 여야 정치권의 첨예한 대립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민주화 법안을 논의하는 6월 국회는 상임위별로 법안심사에 들어가면서 서서히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재계의 반발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속도조절' 주문이 있는데다 국회내 반대도 불거지면서 법안심사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계열사 내부거래 규제, 신규 순환출자 금지, 남양유업방지법 등 공정거래법상 경제민주화 규제를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20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법안심사를시작했다.

하도급 거래, 상생법, 대리점법 등을 논의하는 국회 산업통상위원회는 25일 법안심사소위를 열 예정이다.

기업의 정리해고 요건 강화,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등을 논의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 첫날부터 안건을 놓고 여야가 대립한 상태여서 진척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

6월 국회에서 여야가 '입법 대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부 사안은 여야간 이견조율이 쉽지 않아 9월 국회, 또는 연말까지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는 관측도 나오는 중이다.

◇ 공정거래법 "기업 경쟁력 약화, 기업투자 규제 즐비"

재계가 가장 주시하는 법안은 신규 순환출자 금지법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 금융회사 지배구조 구조법 등이다.

먼저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 소유구조가 악화되지 않도록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되 기존 순환출자는 공시의무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해소하는 법안이 계류돼 있다. 기존 순환출자의 의결권 제한, 일정 유예기간후 해소 등을 담은 내용도 있다.

재계는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되면 기업의 신사업 진출과 인수합병(M&A) 등 투자가 위축되고 적대적 M&A 시도에 대한 방어가 취약해질 것을 우려하며 선진국에서는 관련 규제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선진국 기업은 차등의결권, 상호출자 등을 통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나 우리는 이런 경영권 방어수단이 미약한 상황"이라며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기업의 투자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알짜' 기업이 헐값으로 외국에 넘어갈 수도 있고 재무구조 개선, 신규 출자 등 기업 구조조정 작업도 제약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사 대주주에 대한 주기적 자격심사를 전 금융업으로 확대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도 재계는 기업활동을 옥죄는 법안으로 인식하고 있다.

금융회사 경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6촌 이내 부계혈족까지 심사 대상으로 규정한 '연좌제성 규제'로 금융업과 관련없는 부품·소재기업 육성법, 주택법을 포함해 51개 법령을 하나라도 위반하면 사실상 경영권을 박탈하는 규정이라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박탈까지 포함한 과도한 제재로 대주주의 주식 매각 명령시 주가 폭락 등 소액주주의 피해도 우려된다"며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15%에서 5%로 제한하겠다는 규제 역시 적대적 M&A 위협에 노출시키고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써야할 기업자금을 경영권 안정화 비용으로 소진해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 내부거래 규제 강화 "기업 성장하면 처벌하겠다는 것"

재계가 예민해하는 법안중 하나는 계열사간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하려는 공정거래법이다. 중소기업 및 협력사와의 상생, 동반성장 취지는 살려가겠지만 그간 산업 성장의 근간이던 대기업 수직계열화 체제까지 뒤엎으려 한다는 항변이다.

공정거래법상 부당 내부거래를 규제하는 5장의 '경쟁 제한성' 대신에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한 3장에 강화된 규정을 신설하려는데 대해 재계는 정상적인 기업활동까지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계열사간 거래의 경제력 집중 여부만을 문제 삼는 것은 기업이 성장하면 처벌하겠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경쟁제한성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규제의 틀을 완전히 바꾼채 '상당히', '통상적인' 등 모호한 용어로 규정하게 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량권을 확대해 자의적인 법규 집행이 이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명 '남양유업 방지법'상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최대 10배로 확대한 규

정에도 재계의 불만이 크다.

이미 공정위의 시정조치로 납품대금의 2배에 달하는 과징금과 형사처벌이 가능한데 이런 규제 강화는 과잉, 중복처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집단소송 도입은 피해당사자와 피해규모가 불명확해 소 제기만으로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재계는 판매장려금을 15%로 제한하는 대규모 유통업법에 대해선 중소 납품기업의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제품 가격을 상승시켜 소비자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간다고 주장한다.

상생법을 통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법제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대한상의 관계자는 "과거 실패한 고유업종 제도를 답습한 것으로 외국기업의 시장잠식과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억제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노동관계법 기업부담만 키우고 효과 미미"

정년 연장에 이은 근로기준법상 경제민주화 규제는 향후 노사관계와 근로현장의모습을 크게 바꿀 공산이 크다. 기업으로선 부담이 크게 늘어날 규정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재계는 걱정하고 있다.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시키는 법원 판례를 아예 근로기준법에 법제화하겠다는 주장에 대해 재계는 기업의 추가 부담액이 22조원에 달한다는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부지침에 근거한 노사간 오랜 관행을 무시한 규정일뿐 아니라 근로자간 양극화 심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에 대해 재계는 일자리 창출 및 실업률 감소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며 노동생산성이 낮은 상황에서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만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방안 역시 휴일근로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13.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노사정위원회의 주장을 반대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기업의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 또한 사실상 해고를 불가능하게 한 것으로 회생 가능한 기업마저 회생 기회를 박탈, 노사공멸의 우려를 높일 것이라고 재계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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