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에 중국 크루즈선 기항이 늘면서 지역 면세점들은 일주일에 1∼3회 입항하는 중국 크루즈선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총 10회 중국 크루즈선이 입항해 이들이 구매한 액수는 이 면세점 월 매출의 17%에 달했다고 26일 밝혔다. 중국 크루즈선이 입항하는 날 해운대 신세계면세점 매출의 절반가량(47%)은 중국 관광객이 채우고 있다. 롯데부산면세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난 5월 3000명의 크루즈 단체 관광객이 몰려들어 한국 담배가 700보루 이상 팔렸다. 하루 평균 판매량의 5배가 넘는 물량을 결제하기 위해 사무직원까지 동원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올 상반기 부산항 크루즈선 입항 횟수는 58회로 이 가운데 28회는 중국에서 출발한 크루즈의 입항이었다. 덕분에 중국인 크루즈 여행객은 지난해 4만4000여 명에서 9만4000여 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연말까지 입항 예정된 것을 모두 합하면 올해 전체 크루즈선 입항은 103회에 달한다. 크루즈선은 중국에서 출발해 부산을 거쳐 제주로 가거나 제주를 거쳐 부산으로 오는데 한 번에 대략 1500∼3000명의 단체 관광객들이 승선한다.

통상 중국 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은 부산항에 오전 8시에 입항했다가 오후 5시에 출항한다. 중국 크루즈 관광객들은 시내 관광지를 둘러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인근 면세점으로 향한다. 크루즈선 안에도 면세점이 있지만 중국 관광객들은 물품 구색이 다양하고 짝퉁이 없다는 믿음 때문에 국내 면세점을 선호한다.

씀씀이가 큰 일부 고객들은 매장을 돌며 경쟁하듯 물건을 구매하기도 하고, 중국인이 좋아하는 국산 패션 브랜드 가방 라인 전체를 사가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29일 신세계면세점에는 70여 대의 버스에 나눠 탄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면세점 매장에 쏟아져 들어와 2시간 동안 무려 53만 달러(약 6억 원)어치의 고가 시계와 화장품 등 물건을 샀다. 롯데부산면세점에는 지난 4월 19일 2930명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몰려 2시간 동안 10억 원이 넘는 면세품을 구입했다.

크루즈선의 단체 관광객이 오는 날이면 면세점 주차장은 70∼100대의 대형 버스로 장사진을 이룬다. 사무직원들은 주차관리를 하고 한꺼번에 버스가 몰리지 않도록 시내관광을 유도하기도 한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6월 해외로 나간 관광객은 722만9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59만5000여 명에 비해 9.6% 증가한 것으로, 7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