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거래소 전력수급 상황실에서 관계자가 전력수급 경보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전력수급상황의 최대 고비인 12일 지역 기업은 생산량을 줄이고 비상발전기를 가동하는 등 전력난 타개에 안간힘을 쏟았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주간을 피해 야간에 가동하거나 일부 업체는 생산량을 줄이는 등 국가 에너지 위기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태가 이렇게 악화될 때까지 방치한 정부를 원망하는 목소리도 많다.

대한제강 녹산공장은 12일부터 5일간 가동을 중지하며 절전에 동참했다. 어차피 공장 정비를 위해 이 기간 가동을 일부 멈춰야 하는 것도 절전 동참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신평공장은 이날부터 전력수급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오전 10~11시와 오후 1시30분부터 6시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의무절전 규제를 충실히 따르고 있고, 향후 추가 절전 대책을 검토 중이다. 울산 현대중공업은 사무실 냉방기 온도를 28도 이상으로 맞추고, 사무실 일부 전등을 끄는 등 에너지 절약에 힘을 쏟았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의무절전 규제가 없어 절전에 대한 부담은 없으나 최근 전력난이 불거지면서 대정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금형 제조업체는 정전 후 기계를 바로 가동하기 힘들어 전력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도 전력경보 단계에 따른 매뉴얼을 마련하고 전력 대란에 대비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전력경보 단계에 따라 매장온도를 1도씩 높이기로 했다. 또 공조기의 점진적인 가동 중단, 주차장과 매장 소등, 온수 온도 감소 등 대책도 시행할 계획이다.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 더위에 냉방기까지 가동을 중단한 부산도시공사 직원은 "냉방기를 틀어도 더운데 아예 끄라고 하니 악몽 같다. 공기업 직원이 봉이냐"며 불만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