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부는 해운보증기금 쪽으로
- 부산 정치권 법안 발의 제각각
- 이제라도 대정부 압박 목소리
"선박금융공사 논의도 안 됐는데 정책금융공사의 부산 이전까지 추진하다가는 자칫 둘 다 놓치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새누리당 이진복 의원)
"(정책금융공사 이전을) 금융위원회와 접촉해 반응을 보면서 추진해볼 만 하다."(새누리당 서병수 의원)
"선박금융공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부산 1번 공약이고, 부산에 32개의 조선소가 있다. 해양수산부는 왜 해운보증기금 설립을 대선 공약에 연결했느냐."(부산시 정현민 경제산업본부장)
"선박금융공사를 통해 지원해줄 경우 돈이 업체가 아니라 은행에 들어간다."(해수부 전기정 해운물류국장)
지난달 12일 선박금융공사 설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부산시와 정치권, 해수부의 당정회의 모습이다. 당정회의 2주 후 정부는 선박금융공사 부산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한다.
애초 선박금융공사 설치 의지가 없었던 정부에 '해양공동체'로 엮인 부산시·해수부·부산 정치권이 사분오열로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세 주체가 머리를 맞대 '해양수도 부산' 건설을 위한 최선의 안을 도출하고 이를 통해 대정부 압박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복수의 해수부·부산시·부산 정치권 인사들에 따르면 선박금융공사 설치를 두고 대표적 해양 세력인 해수부·부산 정치권·시는 '밥그릇' 싸움만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세 주체가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사실상 '설립 불가'로 정부 방침이 결정된 지난달 12일 열린 당정회의가 유일했다.
대선 이후 8개월 동안 세 주체는 이해득실에 따라 박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선박금융공사 설립 문제를 이용만 했을 뿐 관철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미 올해 초에 금융위원회는 통상 마찰 등의 문제로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어렵다며 언론 등을 이용한 여론전을 펼쳤다.
하지만 해수부는 지난 4월 윤진숙 장관 취임 이후 선박금융공사가 아니라 해운보증기금을 140개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며 정책 혼선의 단초를 제공했다. 특히 당시에는 기금의 입지로 '부산' 입장을 명확히 하지도 않았다. 부산이 아니라 해수부의 조직 확대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윤 장관이 지난 2일 뒤늦게 부산 설치 방침을 밝혔지만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 정치권도 내년 지방선거 국면에서의 손익계산 때문에 '따로 국밥식' 대응으로 일관했다. 이진복 의원이 지난해 7월 한국선박금융공사법, 김정훈 의원이 지난 3월 한국해양금융공사법을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통일된 안을 만들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은 전무했다. 시는 어떤 방안이 부산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부처와 정치권 내부의 혼선을 수수방관했다.
해양수산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분열된 상황에서는 어떤 안도 힘을 받을 수 없다"며 "시와 정치권, 해수부가 선박금융공사든, 다른 대안이든 통일된 안을 만들어서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