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금융공사 백지화 이어
- '해양수도 부산' 위상 또 타격
- 지역의원 관련자 문책 촉구

부산과 일본의 도쿄가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던 북태평양수산위원회(NPFC) 사무국의 입지가 도쿄로 결정났다.

해양수산부가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을 만들기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때문에 부활됐지만 오히려 ▷해수부 청사 이전 무산 ▷선박금융공사 설치 백지화 등 부산 공약과 정책들이 잇따라 폐기되거나 좌초되면서 지역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9일부터 대만에서 열린 제5차 북태평양수산위원회 준비회의에서 위원회 사무국을 일본에 설립하기로 결정났다고 13일 밝혔다. NPFC는 북태평양의 저층 해양생태계 보호와 어업관리를 위한 국제기구로 내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부산에 '한국 1호 국제 수산기구 사무국' 유치를 위해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지만 실패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2011년 NPFC 협약 채택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 등이 사무국 유치의사를 표명하고 노력을 기울였으나, 회원국들이 2006년부터 일본이 임시사무국을 운영해온 점 등을 감안해 일본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수부의 총체적 전략 부재와 안이함이 사무국 유치 실패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우선 우리나라 원양어선들의 불법어업 행위를 지난 1월 미국 상무부가 불법(IUU)어업국 목록에 등재한 것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부터 북태평양수역의 관리를 담당할 사무국을 불법어업국이 유치한다는 것은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해수부는 "직접적 영향이 없다"며 수수방관했다.

또 이번 회의에서 해수부의 정보력 부재도 여실히 드러났다.

5차 회의에 사무국 유치 활동을 위해 새누리당 하태경(해운대기장을) 의원 등이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해수부는 "이번 회의에서 사무국 입지가 결정나지 않는다"며 만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의 안건과 주변국 분위기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등 국제기구 유치를 위한 기초적인 정보 수집도 하지 않은 것이다.

하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유치 실패는 해수부의 총체적 안이함과 무지함이 결정적 원인이다. 낙관적으로만 판단했던 해수부의 안이한 대응이 치명타가 됐다"며 관련자 문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