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명 중 3명 40·50대 중년층
- 연계안 확정 후 가속도 붙어
올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기초연금 도입' 발표 때부터 '국민연금 역차별' 등 숱한 논란이 제기되면서 임의가입자를 중심으로 한 국민연금 탈퇴자 수가 지난 8개월간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 정부안이 지난달 말 확정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엑소더스(탈출)' 기류는 9~10월 이후 가속화해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언급한 '100만 명 탈퇴' 예상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수는 18만8622명으로 지난 1월 20만8754명에 비해 2만132명(-9.6%) 줄었다. 이 기간 임의가입자 10명 중 1명은 본인 스스로 국민연금을 탈퇴했다는 얘기다. 임의가입자는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은 아니지만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가입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소득이 없는 전업주부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강제적 성격의 직장가입자보다 가입·탈퇴가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월 18만3108명에서 8월 20만5698명으로 2만2590명(12.3%)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전년도의 '가입 증가' 현상이 '탈퇴 확산' 기류로 역전됐다. 지난 1월 인수위가 기초연금의 골자를 발표한 이후부터 지난달 말 정부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기까지 '국민연금 가입자가 오히려 손해를 볼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급속도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국민연금 이탈 현상은 모든 연령대 가운데 기초연금의 최대 피해자로 분류되는 40·50대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해당 연령대 임의가입자 수는 17만8554명이었으나 8월에는 16만3731명으로 1만4823명(-8.3%) 감소했다. 이 기간 전체 임의가입자 탈퇴자 수(2만132명)의 73.6%를 차지하는 규모다. 4명 중 3명은 중년층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다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연계한 정부안 확정 이후 국민연금공단 전국 각 지사에는 국민연금을 탈퇴하려는 가입자의 방문과 전화문의 등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을 탈퇴하는 움직임이 임의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 남은경 팀장은 "기초연금 정부안이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돼 차등지급하는 방식이어서 '굳이 국민연금에 가입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인식 탓에 탈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영 전 장관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과 연계된 기초연금 때문에) 국민연금 가입자 100만 명이 탈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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