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갤럭시S2 등 삼성전자 구형 스마트폰 제품의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갤럭시S와 갤럭시S2,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탭 등을 수입·판매할 수 없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과도한 자국 브랜드 감싸기로 형평성 논란과 함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애플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 판정을 내렸을 때는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이날 "백악관은 이번 결정으로 애플에 줬던 혜택을 삼성에는 주지 못한 셈이 됐다"면서 "한국은 이를 '미국 정부가 편들기를 한다'는 또다른 증거로 인식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인터넷판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수입금지 조치를 받아들여 삼성전자에 또다시 한 방을 먹였다"고 논평했다.
미국 정보기술(IT)업계 모임인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는 미국 정부의 결정이 나온 이후 공식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삼성제품 수입금지에 거부권을 행사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의 과거기사를 링크하며 백악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미국 대다수 언론은 이날 마이클 프로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성명을 통해 밝힌 백악관 결정에 대해 담담하게 보도하면서 삼성 측의 반응과 대응 전망 등을 전했다. 프로먼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을 대신해 "소비자와 공정경쟁에 미칠 영향, 각 기관의 조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입금지 조치가 그대로 이뤄지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의 행태에 대해 우리 정부는 9일 "삼성과 애플이 휴대용 통신기기 시장을 놓고 세계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상호 간 특허침해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가 서로 다른 결정을 내려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성명을 통해 "우리 제품에 대한 ITC의 수입금지 조치가 받아들여진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시장에서의 경쟁과 미국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조치로 항고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