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의 17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증인 19명 전원이 출석한 가운데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에게 질문이 쇄도해 '동양 국감'이나 다름없었다.
동양사태의 핵심 증인인 현 회장은 거의 모든 의원으로부터 단골로 호출당해 매서운 추궁을 받았으며, 현 회장은 줄곧 시선을 아래로 한 채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다가 호통을 듣기도 했다.
동양사태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현 회장은 첫 발언에서 "투자자들께 큰 피해를 입히게 돼 진심으로 죄송하다.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말한 뒤 사기성 CP(기업어음) 판매 의혹 등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했다"며 대답을 피해갔다.
현 회장은 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의사결정을 누가 했느냐는 질문에도 "모든 건 제 책임"이라면서도 더이상의 구체적인 답변을 삼갔고, 비자금 여부에 대해선 "비자금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반면 정진석 사장과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줄곧 적극적인 태도로 해명하고 때로는 의원들과 설전까지 벌이는 등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김 대표는 부실경영에 중대한 책임이 있는지 묻자 "없다"고 했고, 또 "언론에서 저에 대한 의혹이 상당히 많아서 (법정관리인에서 배제된 것 같다). 초기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조그만 일을 언론이 과대평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현 회장 부인인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 덕에 발탁됐다는 의혹에 "공채는 아닌데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답했고,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이 "동양네트웍스에서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30대를 바로 사장으로 채용하나"라고 묻자 "대학 졸업 못 하면 회사를 맡으면 안 되는 건가"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박 의원은 "김철 대표, 정진석 사장의 태도는 일반투자자에게 책임감을 느끼는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현재현 회장은 고개 푹 숙이고 있는데 뭘 잘했다고 큰소리치나"라고 질책했다.
정진석 사장도 사기성 CP판매를 뒷받침하는 문자메시지에 대해 "문자만 있다면 불완전판매지만 앞뒤에 어떤 것들이 있다"면서 "개별사건이 다 다르므로 한 건이 그렇다고 저희가 판매한 모든 상품이 그렇진 않다"고 반박했다.
의원들은 제보와 피해자 사연을 제시하며 증인들을 강도 높게 질책했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최근 동양사태와 관련해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를 불러세워 "동양그룹의 1차적인 책임은 현 회장, 2차적 책임은 정 사장 등 임직원인데 바꿔말하면 '대국민 살인극'으로 4만여명을 죽인 살인극의 총 책임자는 현 회장, 종범은 정 사장 등 임직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여성 고객과 동양증권 판매직원 간 대화를 공개한 뒤 불완전 판매가 맞지 않느냐고 물었으나 이에 현 회장이 "일선 현장 일은 제가 잘 모른다"고 답하자 "대국민사과는 하고 구체적인 사실은 모른다고 하면 뭘 사과한 것인가"라고 호통쳤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동양사태에 질문이 몰린 탓에 금융인 위주의 나머지 10여명의 증인들이 몇 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다가 단 몇 분간 답변한 뒤 귀가하는 등 이틀 전과 같은 장면이 되풀이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