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을 거듭했던 주식시장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37일 연속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역대 최장 순매수 기록을 수립했다. 지금까지의 최고 기록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 총 34일이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은 오히려 주식을 팔고 있다. 과거 학습 효과로 인해 지수가 2000선을 넘으면 이내 지수가 하락할 것이라고 짐작하고 매수세에 가담하지 않는 것이다. 또 체감 경기가 여전히 나쁘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게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반적으로 현재 그 지역에 사는 투자자들은 각자 사는 지역의 관점에서 벗어날 수 없어 제반 경제상황을 실제보다 더 나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마치 자기 얼굴은 자기가 볼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이 같은 관점에서 외국인이 왜 연속 매수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다. 외국인은 신흥시장 내에서 한국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양호해서 미리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3분기 경제지표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외국인 순매수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3·4분기 실적,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미국 경기회복 및 양적 완화 축소 문제 등 몇 가지 주요 변수들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간 국내 지수 상단을 짓눌러왔던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외국인의 기록적인 매수 행진도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편 실적발표 기간을 맞아 미국 기업의 순이익 총합은 이번 3분기에 지난해보다 5.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의 3분기 기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6%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 분기의 9.3%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분기 대비는 17%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는 미국 주식보다 국내 주식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미국의 경우 경기와 이익의 개선세가 상당 기간 이어졌지만, 한국은 이제 이익이 턴어라운드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관심을 가져야 할 업종으로는 3분기부터 이익이 턴어라운드 하고 있는 은행과 자동차 부문을 들 수 있다. 또한 음식료 부문은 영업 이익 하락 폭이 지난 두 분기 대비 많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돼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나상엽 하이투자증권 하단지점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