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공기관 평가대상 지정
- 미흡하면 성과급 지급없어

정부가 전국 176개 기타공공기관 가운데 방만경영 문제가 불거진 기관을 경영평가 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또 공공기관 운영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의 권한을 '주채권은행' 수준으로 강화하고, 자구노력이 미흡하거나 방만경영이 개선되지 않는 공공기관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공기업 부채 해소와 방만경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운영 혁신방안'을 다음 달 중 마련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기재부는 우선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공운위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공운위는 차관급과 법조·경제·학계 등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기재부 산하 위원회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부채 및 방만경영에 대해 공운위가 해당 공공기관이나 감독부처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추진 결과가 미진하면 이의 시정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이는 공운위의 역할을 기업의 주채권은행 수준으로 높여 채권발행 심사와 투자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 등 주요 '임무'를 맡기겠다는 취지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공기업의 부채가 급증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공운위가 공기업 투자에 대한 심층평가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또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공공기관 가운데 공운위의 관리를 사실상 받지 않는 기타공공기관을 '관리대상 기관'으로 지정해 경영평가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기타공공기관은 강원랜드와 한국투자공사 등 전국에 176개가 설립됐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고용세습과 과잉복지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부산의 경우 기술보증기금과 부산대병원, 부산항 보안공사 등이 기타공공기관으로 구분된다. 기재부는 이들에 대한 경영평가에서 채무관리 조항을 신설하고 평가비중도 높일 예정이다.

특히 내년에 진행되는 '2013년 실적 평가'에서는 자구노력에 따라 성과급을 '일부' 제한하고, 이후 2015년 평가부터는 '일부' 문구를 삭제한 뒤 자구노력이 미흡하거나 방만 경영이 개선되지 않는 공공기관에 대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