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26일 서아프리카 해역의 불법어업을 이유로 한국을 예비 불법어업국(IUU·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으로 지정했다. EU는 이날 다마나키 해양수산 집행위원의 언론 브리핑을 통해 한국을 예비 IUU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EU는 한국이 즉각적으로 원양 어선에 대한 위치추적장치 의무화를 시행하지 않았고 위치추적장치가 설치된 어선을 관리·감독하는 조업감시센터를 가동하지 않은 점을 들어 예비 IUU국으로 지정했다. 한국이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EU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최종 IUU국으로 지정된다. 최종 IUU국으로 지정되면 ▷수산물 금수조치 ▷EU 국가와의 어선거래 금지 등의 제재를 받는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는 한국이 EU의 최종 IUU 국가로 결정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예비 IUU국으로 지정된 것만으로도 한국이 수산업 분야의 후진국임을 낙인찍히게 된 셈이다. EU는 내년 연말까지 한국이 개선조치를 하게 되면 예비 IUU국 지정을 해제하게 될 전망이다.

해수부와 외교부는 올해 4월부터 네 차례 EU 집행위원회를 방문해 고위급 양자 협의를 했다. EU 측은 한국 정부가 한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에 대한 행정제재가 과태료 5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와 국회는 올해 7월 불법조업 시 어선들이 불법어업으로 얻은 금액의 3배까지 벌금을 부과하거나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원양산업발전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조업감시센터 설치, 어선위치추적장치 의무화가 내년에 시행된다는 점이 빌미가 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조업감시센터 운영 등 EU의 통제시스템을 계획대로 구축해 예비 IUU국에서 제외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는 한국과 연간 2억 달러(한국 수산물 교역의 3%가량) 규모의 교역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