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선박금융공사의 부산 설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해양금융종합센터 설립을 밀어부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부산지역 정치인들이 선박금융공사 설립 공약 이행을 압박하는 동시에 그 대안으로 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의 부산 이전을 통한 선박금융 기능 강화 등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27일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부산과 서울을 중심으로 한 금융중심지 육성대책의 하나로 부산에는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설립해 금융중심지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해양금융종합센터는 금융위가 선박금융공사의 대안으로 제시한 방안으로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의 선박금융 관련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시켜 같은 건물 안에 둔다는 것이다.
업계는 금융위의 이 같은 안에 대해 애초부터 반발하고 있다. 기존에 선박금융을 하던 금융기관이 실질적으로 업계를 지원하지 않아 해운업계가 고사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동일기관의 조직을 물리적으로 떼어내 한 건물에 둔다고 해서 어떤 시너지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산으로서는 박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가 금융위 말 한마디로 없던 일이 되는 셈이라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금융위의 이 같은 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정 어렵다면 그 대안으로 정금공을 부산으로 이전시켜 선박금융 기능을 강화시키자는 것이 부산지역 정치인들의 제안이다. 금융위의 정책금융 개편안에는 정금공을 산업은행과 합치는 방안이 포함돼 있어 정금공은 해체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그러나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브리핑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금공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현재까지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부산지역에서 해양·선박 중심의 금융지원센터를 좀 더 강화하기 위한 부분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부산지역 의원들로부터 선박금융공사 설립 및 정책금융공사 부산 이전 요구를 받은 자리에서도 선박금융공사 설립· 정금공 부산 이전 불가론을 펼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