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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 부산지원 앞에서 동양 채권 피해자들이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제신문DB (위 사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경남은행 본점 사옥. 국제신문DB |
2013년 금융권은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해로 기록된다. 새정부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에 따라 각 금융권이 사활을 건 인수합병(M&A)전에 나섰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이어 올해도 동양사태와 같은 대형 악재로 투자자들이 또 울음을 삼켜야 했다. 저금리·저성장의 여파로 금융권의 구조조정 바람도 거셌다. 이 밖에 선박금융공사 부산 설립 무산과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 사퇴 논란도 올해 지역 금융가의 핫이슈였다.
■금융권 M&A 막 올라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의 인수 후보로 농협금융지주가 결정된 가운데 자본총계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 현대증권, 동양증권, 대우증권 등 3개사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거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에서 농협금융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중소형사인 NH농협증권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2위인 우리투자증권을 품게 되면 업계 1위로 올라선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따라 매각되는 경남은행은 BS금융지주가,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가 3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 사태
금융권에 파란을 일으킨 '동양사태'도 빼놓을 수 없다. 동양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잇달았고, 기업 어음(CP) 투자자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는 5만여 명, 피해액은 2조 원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취약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큰 가운데, 금융당국의 감독부실과 동양그룹의 도덕적 해이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지난 11월 첫 집단 소송을 냈고 향후에도 줄소송이 예상되고 있다. 동양사태 이후 금융권은 회사채 및 CP 발행 규모가 크게 줄고 은행 기업대출은 늘어나는 등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한계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동양사태 재편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얼마 전에는 김건섭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금융권 실적 악화와 구조조정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 여파로 은행권의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올해 은행권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줄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KB·우리·신한·하나·BS·DGB 등 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둔 6개 금융지주사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올해 5조9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2조4200억 원(29.0%) 줄어든 것이다. 증권사와 보험사도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 삼성증권·우리투자증권·대우증권·한국금융지주 등 주요 4개 증권사 순이익은 26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200억 원(55.2%)이나 감소했다. 이 같은 침체된 분위기 속에 증권가에서는 매각 진행과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도미노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4일 우리투자증권의 새 주인으로 NH농협금융지주가 선정된 가운데 현대그룹의 유동성 마련을 위한 자구책으로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왔다. 내년에는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강화로 KDB대우증권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선박금융공사 설립 무산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공약인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무산된 데 대한 지역 여론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부산 정치권이 한국정책금융공사(정금공) 본사의 부산 이전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이 마저도 금융위원회가 반대하고 있다. 대신 정부는 국제적 문제 등을 고려해 선박금융공사 대신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캠코 등 선박금융 관련 기관들의 업무를 통합한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공약인 선박금융공사나 부산 정치권이 차선책으로 내세운 한국정책금융공사의 부산 이전을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지역 사회에서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 사퇴 논란
금융감독원의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 퇴진 압박 사건'도 지역 금융권에 파문을 일으켰다. 정권에서 대구·경북(TK)출신의 모 금융권 인사를 새 회장으로 앉히려 한다는 설까지 파다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의 한 달여 동안 수차례에 걸친 퇴진 압박으로 결국 이 회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신임 회장은 내부 출신인 성세환 부산은행장으로 교체됐다. '관치금융'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면서 해당 금융회사와 부산지역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