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위안화 가치도 고공행진
- 해외시장 가격 경쟁력 뒤져

부산 강서구 송정동 해양플랜트부품업체 A사의 B 대표는 요즘 죽을 맛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타난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수출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탓이다. A사는 엔저 여파로 수익이 월 10% 이상 떨어졌다.

녹산공단에서 철강업을 하는 C사 대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신제품을 만들어 수출시장에 내놓았지만, 해외업체들은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일본 업체가 엔화 약세를 무기로 수출 시장에 침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의 양적완화로 심화된 엔저사태가 지역 수출 중소기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일본의 저가 정책에 수출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해외 거래업체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수출은 물론 해외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기업들은 대책 없이 발을 구르고 있다. 냉온장고를 일본에 수출하던 H기업은 지난해 일본과의 거래를 끊어버렸다. H사 대표는 "일본 수출 비중이 높았지만 지난해부터 적자 폭이 커져 아예 거래를 끊고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업체들과 경쟁하는 지역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낮아지면서 수출시장을 빼앗길 우려도 높다. 수출을 해도 남는 것이 거의 없거나 단가인하를 요구해 경영타격이 크다. 부산 조선기자재협회 수출지원팀 관계자는 "엔저로 일본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 지역 조선기자재업체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부산지역 수출업체의 대일 무역수지의 적자 폭이 컸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대일 무역수지는 엔저로 7억5600만 달러의 적자 폭을 보였다.

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수출기업 10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환율변동에 따른 중소기업 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45%는 '환율변동성 확대에 따른 경영불안'을 수출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중소기업들은 100엔당 1199.62원을 적정 원·엔 환율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출 중소기업들은 중국 위안화 절상이란 복병도 만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달러당 위안화 중간가격(기준가격)은 6.0969위안으로 1년 만에 3% 하락했다.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뜻이다.

중국은 부산의 제1 거래국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대중국 수입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중국 기업과의 경쟁력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