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북아 작은 항만들 이미 제압
- 항만물류 범위 확대에 발맞춰
- 홍콩·대만 카오슝·中 상하이 등
- 큰 항만들과 화물경쟁 불가피"

글로벌 물류경쟁에서 부산항은 동북아의 작은 항만이 아니라 원거리의 글로벌 항만과 경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부의 싱크탱크에서 나왔다.

해양·수산 및 극지 분야 싱크탱크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지난 10일 개최한 '2014 해양수산 전망대회'에서 이성우 KMI 국제물류연구실장은 "부산항은 동북아시아의 작은 항만을 제압한 상태다. 일본 니가타 등 작은 항만이 아니라 홍콩 카오슝(대만) 상하이 등 큰 항만과 글로벌 물류경쟁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또 "기항 패턴의 변화로 원격항만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 '북극항로 개설' 등 해외투자요인과 물류네트워크의 변화로 항만물류의 경쟁범위의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북극항로가 개설되면 수에즈운하 항로보다 운송기간이 최대 10일 단축되고 부산항을 축으로 세계의 동서항로와 남북항로가 교차할 예정이라는 뜻이다. 이 실장은 "부산항이 싱가포르항처럼 될 가능성이 높고 파나마 운하도 확장을 추진하고 있어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에 기항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종길 한국해운물류학회 회장도 토론에서 "동북아 물류중심의 핵심은 부산항을 동아시아의 물류 허브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 이철조 항만정책과장은 이날 발제 '해양수산부 정책방향'에서 "중국은 소형 항만을 흡수통합해 부산항 환적화물을 견제하고 있고 일본은 지방 컨테이너 항만의 분산 개발을 지양하고 있다"며 "부산신항은 초대형 선박 입출항에 대비해 1만2000TEU급 이상 선박의 상시 입출항을 위해 항로 증심(17m)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항만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국회는 예비타당성 조사도 마치지 않았는데도 지난해 말 인천신항 증심(14→16m) 예산 50억 원을 배정했다. 인천지역 정치권은 지난 10일 정홍원 국무총리를 인천항에 불러 "인천신항 증심을 빨리 해달라"며 압박했다. 해수부 핵심 관계자는 "부산항 증심과 달리 인천항 증심은 예산이 어마어마하게 투입된다"고 말했다. 수입 위주의 소규모 항만(인천항)을 키우느라 (부산항) 글로벌 경쟁에 투입돼야 할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국가 물류체계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수부는 이날 발제에서 "인천항을 중국의 교역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KMI는 부산항을 중국 상하이 등 큰 항만과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