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채과다 18곳 42조 추가 감축
- LH 등 계획 보완·경쟁도입 제시
- 알짜 자산 헐값매각 가능성
- 노조 거센 반발로 난관 예상
27일 정부가 부채와 방만경영으로 물의를 빚은 38개 공공기관에 대해 정상화 대책 이행 계획을 확정했다. 하지만 이는 학생으로 치면 학업수행 계획서일 뿐 성적표는 아니다. 성적에 대한 중간평가는 오는 9월 말에 나온다. 결과에 따라 실적이 미진한 공공기관에는 임금 동결이나 기관장 해임 등 고강도 조치가 내려진다.
그런데도 요금 인상 가능성이 사실상 봉쇄된데다 노조의 반발도 예상돼 실제 이행과정에선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이미 양대 노총의 공공부문 노조 공동대책위원회가 정부가 구성한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단'에 불참하고 경영평가도 전면 거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부채 감축에 급급해 수익성이 있는 '알짜 자산'을 헐값으로 매각하면서 덩달아 관련된 공공서비스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거래소 항만공사 내달까지 완료
정부는 38개 기관이 지난달 말 제출한 방만경영 개선 계획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기관별 개선 계획은 연중 추진되지만 한국거래소와 부산항만공사 등 7개 기관은 4분기인 다음 달 말까지 완료하겠다고 제시했다. 정부는 4분기까지 완료하는 기관은 상반기 중 항목별 이행실적을 점검해 중점 관리대상에서 해제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이 때문에 거래소가 조기 완료-중점관리대상 해제-공공기관 지정 해제라는 수순을 순조롭게 밟을지 주목된다.
거래소는 복리후생비를 지난해보다 66% 줄인 개선 계획에서 업무상 부상·사망이나 업무 외 사망 시 퇴직금을 가산지급하던 것을 없앴고 유치원 및 국내 초·중학교 자녀 학자금 지원도 폐지했다. 또 명절에 쌀 등 물품지급, 배우자 건강검진 등을 폐지했고 휴가·휴직 제도도 공무원 수준으로 조정했다.
부산항만공사도 퇴직금 가산지급이나 콘도 사용비, 교통보조비 지원 등을 폐지했다. 부산대병원은 유족 특별채용을 없앴다.
방만경영 기관 20곳 등 38개 중점관리기관 전체가 지난해보다 감축하는 복리후생비 규모는 1544억 원에 달한다.
■정부 "군살 더 빼라"
18개 부채과다 기관이 지난달 제출한 감축 규모는 39조5000억 원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추가 감축을 요구해 42조 원으로 늘렸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관들이 부채감축 계획의 일환으로 제시한 전기 수도 철도 도로요금 인상 계획도 인정하지 않았다. 해당 기관들의 자구노력이 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기관별로 감축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되면 2016년부터 이들 공공기관의 부채가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부채비율은 올해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017년에는 200% 이하인 191%로 떨어진다. 이들 18개 기관은 감축하는 42조 원을, 사업 구조조정으로 21조7000억 원(51.7%), 자산매각으로 8조7000억 원(20.8%), 경영효율화로 5조8000억 원(14.0%), 기타부문에서 5조7000억 원(13.6%)을 각각 줄일 계획이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계획안 보완을 요구하면서 건설 등 부문에서 사업 철수, 부문별 경쟁체제 도입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