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등 유죄판결 기업 총수들
- 법적책임에 경영 잇따라 손 떼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된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았다. 같은 혐의로 징역 3년 6월의 실형을 받은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도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사퇴했다.
SK그룹은 4일 "최 회장이 그룹 내 계열사에서 맡고 있는 모든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각 사의 이사회에 전달했다"라며 "회사 발전을 위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SK(주)와 SK이노베이션 외에도 2016년에 끝나는 SK C&C, 2015년에 마무리 되는 SK하이닉스의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한다. 최 회장은 이미 2012년 12월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날 결정으로 그는 법적으로 SK의 경영과 무관하고 대주주 자격만 남았다. 최재원 수석 부회장도 SK E&S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SK네트웍스 이사직에서 사퇴하기로 했다. 최 회장 형제가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게 된 것은 대법원 재판을 통해 실형이 확정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시작된 기업 총수의 경영 후퇴는 여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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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최태원 SK 회장은 4일 그룹 계열사의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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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일부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퇴가 예상되는 계열사는 CJ E&M과 CJ CGV, CJ오쇼핑 등 3곳으로, 주주총회는 21일께 열린다.
이 회장은 이들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을 일괄 사퇴하기보다는 재선임되지 않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도 향후 판결에 따라 계열사 대표이사 사임 문제를 판단해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유죄 판결을 받은 기업총수들이 경영에서 잇따라 손을 떼는 이유는 해당 업체의 사업허가 취소나 업무 제한 등 경영 활동에 가해지는 법적 제약과 무관치 않다. 법적 제약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배임이나 횡령 등 중대 경제범죄로 징역형 이상의 선고를 받은 상태에서 경영자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책임론과 비판이 잇따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