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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역경제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승환 국토부 장관, 이동필 농림부 장관, 이원종 지역발전위원장, 현 부총리, 윤상직 산업부 장관, 신원섭 산림청장. 연합뉴스 |
- 상호보완·규모의 경제 외면한 채
- 이미 굳어진 공동 정책단위 해체
- 수도권 대응력 더 약해질 우려
- 시·도 규모 관계없이 1개만 허용
- 특화 프로젝트, 현안 해결 미흡
- 예산 반영도 내년에나 가능
정부가 12일 발표한 지역경제활성화대책의 골자는 두 가지다. 지역행복생활권 및 특화발전 프로젝트를 통한 지역발전정책 프레임의 재편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지역의 규제를 완화해 민간 투자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광역경제권 폐기·지역생활권 대체
정부는 이번 대책의 기본방향으로 중앙정부가 아닌 주민·지자체 주도로, 하향식 정책이 아닌 상향식 정책으로, 부처별 산발적 지원이 아닌 맞춤형·패키지 지원을 설정했다. 이와 함께 정책의 기본단위도 이명박 정부 때의 5+2 광역경제권이 아닌 지역행복생활권으로 대체했다. 동남권 대경권 호남권 등의 광역경제권 전략이 사실상 폐기된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인위적으로 경제권을 설정하고 대규모 지역정책을 추진하면서 주민 체감도가 낮고 일자리 창출이나 기업투자 유인에도 한계가 있었다는 게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2개 이상의 시·군이 행복생활권을 구성해 체감도가 높은 사업을 추진하고 규모가 큰 경우는 시·도 단위의 특화발전 프로젝트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규모의 경제' 원칙 외면 한계
문제는 '동남권 신공항' 등의 명칭에서처럼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경제사회 단위로 보는 시각이 지역에서 뚜렷해지고 있는 시점에 정책의 실행단위가 다시 분화되는 점이다. 지난달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부울경 간 경제성장의 상관관계가 긴밀해지는 경기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울경이 자동차 조선 기계 금속 등 주력 제조업을 중심으로 광역 클러스터를 이루면서 상호 간에 보완관계가 강화되고 유사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신공항 유치 갈등 등 지역 간 마찰에만 주목해 단일 경제권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원칙을 외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전국을 56개의 지역행복생활권으로 나누는 것은 이명박 정부 때 전국을 60~70개의 행정구역으로 재편하려 했던 것을 연상시킨다"며 "수도권에 대응해 지역의 경제단위를 더 키워야 할 때인데 정책이 역진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금융중심지 등 지역 현안 소외 우려
또 다른 문제는 중앙과 지방이 협의하는 형태로 진행됐지만 시·도별 1개씩이라는 특화 프로젝트 선정이다. 부산은 영상과 함께 해양·식품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경남은 항공과 나노산업을 신청했으나 1개씩이라는 원칙에 밀려 영상과 항공을 우선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 인구 350만 명이 넘는 도시나 100만~200만 명의 시·도에 같은 잣대가 적용된 것이다. 부산은 영상뿐 아니라 금융중심지, 해양관광 활성화 등 다른 경제 현안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당연히 나온다.
기재부 고형권 정책조정국장은 "기존의 정책이나 공약은 그대로 추진된다"고 밝혔지만 한정된 예산이나 인력 때문에 정책의 방점이 옮겨지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역행복생활권 사업이나 특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지자체의 자율재원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한편으로 타당성이 검증되면 올해 중에도 예산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대부분 계획의 구체안이 6월 지방선거를 거친 후인 7월 말께 확정되기 때문에 내년 예산부터 소요 예산이 본격 반영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이 정부 임기 내 성과가 나오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