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체 영업제한 해제
- IT기기 원격진료 허용 등
- 사회적 민감 사안 포함돼
- 시민단체 "경제민주화 역행"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에 요구한 규제개선 과제 중 수도권 규제 완화와 대규모 유통업체 영업규제 완화 등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경련은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의료·문화·금융 등 5개 분야 94개 규제개선 과제를 관련 부처에 건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 개선 과제는 ▷신사업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 ▷시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 ▷법률 간 상충 규제 ▷서비스산업과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저해하는 규제 등 4개 유형으로 분류됐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직접 투자를 할 때 계약 전 송금액을 1만 달러 이내로 제한한 외국환거래 규정과 심박센서 기능이 탑재된 휴대전화를 의료기기로 분류한 관련 법률 등이 대표적인 '낡은 규제'로 제시됐다.
하지만 94개 과제 중에는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 관광시설 면적제한 완화 ▷대규모 유통업체 영업규제 완화 ▷유흥시설이 없는 호텔업의 학교주변 설립 허용 ▷IT(정보통신) 기기를 활용한 원격진료 허용 등이 포함됐다. 전경련은 정부 규제로 수도권 자연보전권역에 대한 투자유치가 어려운 만큼 면적제한을 폐지하는 방식으로 권역 내 관광시설을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영업일수 제한 등 대규모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 효과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과제 모두 비수도권의 반발이 예상되거나 이해 당사자들 간 합의가 필요한 내용들이다. 더욱이 '원격진료 허용'은 지난 10일 의사협회가 집단 휴진을 강행한 주요 원인으로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현안이어서 건의시점조차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시민사회 단체 등은 대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전경련이 국민·지역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차진구 사무처장은 "전경련 스스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양극화 해소 등을 고려해 행동해야 한다"며 "이번 건의는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