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영회 단전 대응에 갈등 심화
부산지역 최대 전통시장으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진시장이 내부 갈등으로 140여 개 점이 단전되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부산진시장 번영회는 1일부터 옷 완제품을 취급하는 2층 양모부 140여 개의 점포에 대해 단전을 실시했다. 번영회 측은 양모부가 올 1~3월 3개월 치 번영회비 6000만 원 상당(과태료 포함)을 내지 않아 내부 규정에 따라 단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전 상가는 불이 꺼진 채 이날 영업을 해야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11월 옷 원단을 취급하는 '라사부'의 한 상회가 원단 외에 천연 염색 완제품 등을 판매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양모부는 이 상회가 업종을 위반했다며 반발했고, 번영회 측에 즉각적인 제재 조치를 주문했다. 정관에 정해진 품목 외의 판매활동은 시장 내부 질서를 어지럽히고 기존 상권 영역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번영회도 양모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상회에 단전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양모부는 제재가 미약하다며 '특단의 대책'을 번영회에 요구했으나 추가 조치가 나오지 않자 번영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 번영회 측은 '3개월간 회비를 내지 않으면 단전한다'는 규정에 따라 이날부터 원칙대로 100여 개의 양모부 점포 전기를 끊으며 대응했다.
번영회와 양모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이날 오후 대화에 나섰으나 접점을 찾지 못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단전 조치가 취해진 이날 상인들은 양측으로 나뉘어 얘기를 주고받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영업을 하고 있어 충돌 우려마저 높다. 경찰도 상인들의 집단 충돌을 우려해 중재를 시도하면서 경찰력을 배치한 상황이다.
권택준 부산진시장 번영회장은 "대화와 설득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지만 번영회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내부 규정에 따라 단전은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로 개장 101주년을 맞는 부산진시장은 한복과 원단 등을 판매하는 1800여 개의 상가가 운집한 부산지역 최대이자, 전국 5대 시장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