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계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 내정 직후 정부에 수도권 규제완화를 요구해 비수도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성장론자로 분류되는 최 후보자의 취임에 맞춰 재계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요구 사항도 사실상의 정부 전 부처에 전달해 '수도권과 대기업 빗장풀기'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는 경제수장이 교체되는 중차대한 시기에 재계가 지역 갈등을 유발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내 대기업 495개사로 구성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업활동과 관련한 규제개선 과제 628개를 관련 부처에 건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전경련이 지난 3월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개선을 요구한 95개 과제보다 6배 이상 많은 규모다. 전경련은 '신산업 창출을 가로막고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규제들을 일괄 건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금융·국방 등 지역 구분이 없는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는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27개 부처·기관 중 가장 많은 요구 과제(104개)가 전달된 국토교통부와 관련해선 10% 이상이 수도권 규제완화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내용이었다. 수도권 공장총량제 폐지와 수도권 정비계획법 완화, 수도권 내 산업단지에 대한 국고지원 강화 등이다. 이들 모두 지역 상공계와 시민단체가 '비수도권 경제 악화' 등을 이유로 결사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다.
특히 이번 재계의 수도권 규제완화 요구는 건의 시점(6월 20일 완료)이 최 후보자의 내정 시기(6월 13일)와 맞물려 논란이 되고 있다. 최 후보자는 정치인 시절부터 직간접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를 강조해 왔다. 특히 내정 이후에는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를 통해 '수도권 규제완화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재계는 최 후보자 취임이란 호기를 활용해 '수도권 빗장'을 풀기 위한 행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경련 고용이 규제개혁팀장은 "(최 후보자 내정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면서도 최 후보자의 '수도권 완화' 언급에 대해서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훈전 사무처장은 "재계가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와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배려 없이 민감한 시기에 본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