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엔 투기요소만 촉발시키고
-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이어져
- 오히려 시장 왜곡 염려 확산
정부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담보가치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함께 완화하기로 16일 사실상 확정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규제 완화가 얼어붙은 주택 구매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가계 부채 증가 등으로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높다. 특히 투자자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면 부산은 상대적으로 활성화돼 있는 분양시장까지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 부동산 시장 왜곡 우려
영산대 서정렬(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부동산을 신규분양과 기존 주택의 거래시장으로 나눠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산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는 상황이 다르다. 시장이 얼어붙은 서울 수도권과 달리 부산은 분양시장이 외관상 활발하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참여자 가운데는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도 이미 많기 때문에 이번 정책으로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 교수는 "LTV를 10% 상향 조정한다고 해도 부산지역 부동산 거래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면서 "다만 DTI 상향 조정을 통해 분양시장을 좋은 분위기로 끌고 가는 데는 다소 도움이 될 것이다. 올 하반기 중 분양시장에도 침체가 찾아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더러 있었는데 상승 국면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 교수는 "부산에서 LTV 비율이 낮아 기존 주택의 거래가 침체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비율 상향 조정으로 투기요소만 더 촉발하는 것은 아닌지 충분히 검토가 필요했는데 수도권 맞춤형으로 가다 보니 지역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부산공인중개사협동조합 최영관 이사장은 "한마디로 지역에는 효과가 없는 정책"이라며 "부산은 그렇지 않아도 전세가율이 높은 데다 계속 상승 중인데 담보대출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LTV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부동산 투자심리를 살리기 위해서는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 취·등록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낮춰 거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세금은 더 많이 걷으면서 부동산 거래도 활성화시켜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최 이사장은 "부동산 관련 세수를 증대하고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는 대책은 현재로선 없다. 차라리 부동산 임대 수익에 세금을 부과하려는 임대주택 선진화 방안을 아예 폐지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혜택 기대에 벌써 들썩
이번에 LTV·DTI 완화로 가장 혜택을 보는 지역은 서울이다. 서울은 그동안 투기 우려 등으로 적용됐던 LTV와 DTI 50%가 상향 조정될 것이란 소식에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일부 지역은 매수 문의가 늘었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물건을 거둬들이는 현상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DTI를 완화하면 소득이 다소 적은 사람도 돈을 더 빌려 주택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며 "8, 9월에 시작되는 가을 이사수요와 맞물리면서 수도권에서는 연말까지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도 "상대적으로 소득 신고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자영업자 등의 주택 구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완화 폭이 크지 않더라도 부동산 시장에 집값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LTV·DTI 완화로 강남권 고가주택이나 재건축 아파트 등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