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고 등 막대한 피해" 자제 호소

- 르노삼성차도 한 달 이상 파업
- 지역 협력업체 80여 곳 손실 커

르노삼성차에 이어 현대자동차 파업이 가시화되면서 지역 부품업체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현대차 파업은 부품업체 매출손실로 이어져 지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부산지역 자동차부품업계는 현대차 노조가 조합원 69.68%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하고, 22일부터 부분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부품 생산 중단과 재고로 막대한 지장이 예상된다며 대책 마련을 17일 호소했다.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최범영 이사장은 "현대차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멈추면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이 없는데도 월급 등 고정비는 지급해야 한다"며 "연례행사처럼 된 현대차 파업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품업체의 납품시간과 순서를 미리 정해 부품을 공급받는 조달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지역부품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로부터 통상 2, 3개월씩 물량 납품 계획을 할당받는다"며 "이달부터 물량 생산에 들어가는데 부분파업을 시작하면 재고가 쌓여 물류 비용만해도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부품업체는 현대차 파업이 끝나더라도 적체된 주문 물량을 제때 공급하려면 잔업이나 휴일근무를 해야 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부산에는 1차 협력업체만 150여 곳이 있으며 2, 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수백 개 업체가 현대차 파업으로 직접적인 손해를 보게 된다. 부품 업계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전면 파업할 경우 업체들의 하루 손실액만 9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15일간 10여 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했고, 부품업체들의 손실액은 54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011년과 2012년을 제외하고 1987년부터 27년간 397일 파업을 반복해왔다. 1998년에는 36일 동안 파업하는 최장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르노삼성차 부산·경남 협력업체 80여 곳도 르노삼성차 노조가 한 달 이상 부분파업을 하면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부분파업으로 이번 주까지 400억 원가량의 매출 손실이 예상되고 닛산 '로그'의 북미 수출 일정에도 차질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