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뉴질랜드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65개월 만에 전격 타결됐다.
제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호주 브리즈번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브리즈번 시내 숙소 호텔에서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2009년 6월 1차 협상을 개시한 이래 5년 5개월 만에 양국 간 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뉴질랜드와 14번째로 FTA를 체결하게 됐으며, 총 52개국과 FTA를 체결함으로써 FTA 네트워크를 북미와 유럽, 동북아시아에서 오세아니아까지 사실상 전 대륙으로 확장하게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16일 브리즈번 현지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뉴질랜드 FTA 체결과 관련, "GDP(국내총생산) 기준 FTA '경제영토'도 73.45%로 확대하게 됐다"며 "특히 미국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12개 참여국 가운데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FTA를 타결하여 앞으로 TPP 참여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와의 교역액이 28억80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 제품의 수출 확대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과 낙농품 등은 뉴질랜드산 제품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국내 농축산업계 피해가 예상된다.
현재 양국은 협정 문안 작성 작업까지 완료한 상태이며, 앞으로 법률 검토를 거쳐 올해 안에 가서명을 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초 정식 서명을 하고 내년 중 국회비준동의 절차를 거쳐 발효할 계획이다.
한·뉴질랜드 FTA의 주요 내용을 보면 양측은 96% 이상의 높은 수준의 상품 자유화에 합의했다. 뉴질랜드는 수입액 기준으로 92%를 즉시 관세 철폐하고 7년 안에 관세를 100% 철폐한다.
우리나라는 수입액 기준 48.3%를 즉시 관세 철폐하고, 쌀·천연꿀·사과·배·마늘 등은 양허에서 제외키로 했다.
브리즈번=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