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공사의 행태는 민간기업과 다를 바 없다. 이익만 좇는데 주거복지를 기대할 수 있겠나."

부산시 건축위원회 위원인 경성대 이석환(도시계획)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공공임대주택과 같은 주거복지 사업은 이익을 남기기 어려워 공공이 앞장서야 한다. 반면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는 1990년대 후반부터 당장 돈이 되는 산업단지 개발에만 목을 매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과 서울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장기 주택계획에서 잘 드러난다. 서울시가 2011년 수립한 '2020 서울 주택종합계획'은 2010년 현재 16만4581가구인 공공임대주택을 2020년까지 36만4000가구로 확대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5%에서 10%로 올리는 액션플랜을 담고 있다.

서울시는 주택종합계획 실행에 필요한 7조2041억 원 중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5조4819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8년간 서울시 주택정책 예산이 연평균 7272억 원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8년까지 임대주택 8만 가구 공급'도 '2020 서울 주택종합계획'에 따른 것이다.

부산시도 지난해 6월 수립한 '2022 주택종합계획'에서 공공임대주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실 진단은 이렇다. "제2 도시 부산은 위상에 비해 주거수준이 열악하고 주택의 질도 낮다. 열악한 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이 여전히 존재한다.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공공임대주택이 필요하다."

서울과의 차이점은 대안의 부재이다. 부산시의 '2022 주택종합계획'은 공공부문의 역할에 대해 "부산도시공사의 주거복지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부산도시공사의 자금력이 부족한 만큼 임대아파트 등 자금회수 기간이 긴 사업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참여하도록 유도한다"고 했다.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공급 규모와 사업비는 추정조차 하지 않았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빈곤층뿐 아니라 중산층이 느끼는 주거불안이 큰 데도 부산시가 고민하는 흔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산의 월세 비중은 2000년 16.8%에서 2010년 21.4%로 증가한 반면 전세 비중은 29.6%에서 18.8%로 10.8%포인트 감소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지난달 10일 발표한 '최근 10년간(2003~2013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월세는 14.7% 상승해 전국 평균(11.5%) 대비 3.2%포인트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