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400만 명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은 610만 명으로 추산돼 일본인 관광객(230만 명)의 3배에 육박한다.

국내 관광업계와 유통업계가 요우커를 주목하는 것은 이들의 '큰 씀씀이'다. 5일 한국관광공사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요우커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272달러(249만 원)로 일본인 관광객(990달러)의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부산은 이 같은 요우커의 수혜에서 벗어나 있다. 부산시 집계 결과 지난해 부산을 찾은 중국인은 90만 명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1월까지 86만3000명으로, 부산의 메인 게스트였던 일본인 관광객 43만9000명의 배 수준이다. 하지만 ▷항구(크루즈) 18만 명 ▷공항(18만 명) ▷타지 경유 50만 명으로, 부산을 직접 찾은 요우커 수는 많지 않다.

엔저로 일본인 관광객이 빠져나간 서울 명동은 요우커가 채웠지만, 일본인 관광객이 사라진 부산 중구 남포동과 자갈치시장 일대는 요우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유통업계의 실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큰손' 요우커 덕에 사상 처음으로 매출 4조 원을 돌파, 4조22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조7000억 원에 비해 무려 14%의 신장세를 보였다. 반면 롯데호텔 부산면세점은 지난해 2600억 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2%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요우커를 겨냥해 기존 8층 면세점 외에 7층을 중국인 전용 점포로 확장해 중저가 화장품 등 중국인이 선호하는 특산품 위주의 매장을 꾸렸음에도 실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부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김해와 제주공항에 면세점이 철수하고도 중국인 특수로 10% 이상 신장했다. 반면 부산면세점은 중국인 특수의 '무풍지대'"라고 말했다.

신세계 면세점도 오는 11일 명품 브랜드인 '까르띠에' 매장이 철수한다. 유통업계는 요우커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가 철수한다는 것은 그만큼 요우커가 부산을 많이 찾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