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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공공임대주택 새판 짜자 <4> 부산에 필요한 공급 규모는

차상위계층 고려 않는 주거복지…부산 공공임대 11만 채 모자라

  • 이노성 김화영 기자
  •  |   입력 : 2015-01-25 19:24:08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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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주택 공급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저소득층의 자가보유율은 하락세이다. 전문가들은 주거복지 차원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한 대학생이 부산대 주변에서 전·월세 알림판을 살펴보는 모습. 국제신문 DB
- 고소득층 최근 2년 자가보유율
- 73%서 78%로 높아졌지만
- 저소득층 되레 53→50% 떨어져

- 부산 기초수급·차상위 17만 가구
- 공공임대는 6만여 채도 안 돼
- 전체 주택 중 4%…OECD는 11%

세입자들은 파도에 흔들리는 해파리 같다. 아무리 벌어도 소득보다 더 빨리 오르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이삿짐을 싼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도 내 집 마련의 꿈은 기약이 없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2014년도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자가보유율(집을 소유한 비율)은 2006년 61.0%에서 지난해 58.0%로 하락했다. 소득별로는 고소득층(소득 9, 10분위)의 자가유율은 2012년 72.8%에서 지난해 77.7%로 높아졌다. 반면 저소득층(소득 1∼4분위)은 52.9%에서 50.0%로 낮아졌다. 소수의 다주택자가 새로 공급된 주택을 싹쓸이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늘려 집값과 임대료의 지나친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급자·차상위계층 보듬어야

부산은 얼마나 많은 공공임대주택이 필요할까. 부산복지개발원 박주홍 연구위원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가 적정선"이라고 진단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정한 차상위계층 기준은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인 가구(기초생활수급권자 제외)를 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05년 기준 최저생계비 120% 미만인 가구를 전체가구의 18.6%(전 인구의 15%)로 추산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부산의 차상위계층은 9만1303가구(18만3437명)이다. 여기다 지난해 10월 현재 부산 기초생활보장 8만2379가구(12만8823명)를 합치면 17만3682가구가 나온다. 2013년 현재 부산의 공공임대주택 5만7749가구에 11만7000여가구를 추가 공급해야 차상위·수급자의 주거 안정을 담보할 수 있는 셈이다.

차상위 계층의 살림살이는 기초생활수급권자와 비슷하다. 부산복지개발원이 2011년 차상위계층 1035가구의 생활실태를 분석한 결과 월평균 소득은 66만9000원으로 1인가구 최저생계비(50만4000원)는 웃돌지만 2인가구 최저생계비(85만8000원)에는 못 미쳤다.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자나 장애를 가진 가구가 50%를 넘었다. 근로소득이 있는 가구는 40%에 불과했다. 이중 정규직은 17%였다. 가구주 가운데 자가 소유는 30.1%에 불과했다. 월세가 절반에 가까운 45%로 가장 많았고 전세(15.1%) 기타·무상임대(9.9%)가 뒤를 이었다. 주거안정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나 부산시의 주택지원정책 수혜를 받은 응답자는 15.4%에 불과했다.

차상위계층은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1순위로 공공임대아파트 입주(22.1%)를 꼽았다. 다음으로 저금리 전세자금 융자(16.3%) 저금리 주택구입자금 융자(13.9%) 월 임대료 보조(13.7%) 주거환경개선(12.2%)이 뒤를 이었다.

■"공공주택기금 확보부터"

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주거복지 정책은 대부분 차상위계층을 배제하고 있다"면서 "민간임대주택은 5년 또는 10년 뒤 분양 전환하는데 빈곤층이나 차상위계층은 매입 능력이 없다. 대안은 저렴한 장기 공공임대주택"이라고 덧붙였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공공임대주택 평균 비중은 11.5%이다. 부산에서는 9만47065가구가 추가 공급돼야 이 기준을 맞출 수 있다. 서울시처럼 장래 목표를 10%로 잡아도 7만4821가구가 공급돼야 한다.

부산시도 '2022 주택종합계획'에서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현재 4%대에서 10%로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연도별 공급량과 재원 확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았다. 영산대 서정렬(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부산시는 공공임대주택 수요량과 투자 규모, 부산형 임대주택의 모형 등에 대한 장기 청사진부터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의지와 재원 확보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부산시의 자체적인 공공주택기금 확보를 주문했다. 동서대 김종건(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산의 공공임대주택 건설은 대부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맡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는 예산난을 이유로 뒷전"이라면서 "각종 도시개발사업이나 도심지 업무용 건축물 신축 때 개발부담금 일부 적립, 부산시 자체 예산 일부 출연, 정부 보조금과 재건축 부담금 등을 적립해 정책금융 재원을 확보하자"고 제안했다.


# 파리는 도심에 임대주택 후보지 지정…市에 先구매권

■ 선진국 임대정책 보니

- 일본은 고령자 전용 주택 보급

한국의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은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난하거나 위험한 계층으로 낙인찍힌다. 극빈층이 모여 사는 영구임대주택은 더하다.

임대주택제도가 잘 정착된 나라들은 어떨까.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는 지난해 12월 8000여 가구에 해당하는 257개 번지를 소형 임대주택 후보지로 선정했다. 여러 계층이 뒤섞여 살던 도심에서 빈곤층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257개 주소지의 주택 소유자가 아파트를 매각하려면 반드시 파리시에 먼저 매입을 제안해야 한다. 이른바 '도심주택 선매권' 정책이다.

총매입 가격은 1조1306억 원(8억5000만 유로)으로 추산된다. 주택 소유자는 파리시가 제안한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개인 부동산업자에게 가격 재산정을 요구하거나 매각 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 소형 임대주택 후보지에 포함된 곳은 카페나 식당가가 밀집한 오베르캄프 거리, 장피에르탱보 거리, 샤론 거리 등이다.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10%를 넘는 네덜란드·스웨덴·덴마크는 소득에 구분 없이 거주 자격을 부여하는 '다원적 임대주택제'(다원주택)를 도입하고 있다. 의사나 변호사 등도 자유롭게 임대주택에 산다. 경제 수준에 따라 계층을 나눠 빈곤층에만 주택을 주는 우리나라와 미국 등의 '이원적 임대주택'(이원주택)과 차이가 난다.

다원주택제 국가의 자가점유율(자신 소유의 주택에 사는 비율)은 평균 48.8%. 이원주택 국가보다 17%나 비율이 낮다. 다원주택제 국가에서는 '주택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많은 국가는 공급위주에서 최근 '수요 맞춤형 주택' 정책으로 전환했다. 영국은 '중급 어포더블 하우징'(Intermediate Affordable Housing)을 운영 중이다. 이는 임대주택보다는 좀 더 높은 가격이지만, 일반 주택시장의 가격보다는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 주택. 저소득층은 아니지만 주택 가격 상승으로 주택 구입이 힘든 무주택자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고령자를 위한 맞춤형 주택도 세계적 추세다. 일본은 고령자의 거주 안정을 확보할 수 있는 법률(고령자의 거주안정 확보에 관한 법률)을 2001년 제정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고령자용 임대주택을 정부 차원에서 공급하고, 세제와 융자를 지원해 2020년까지 이 주택을 3~5%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동서대 김종건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선진국의 임대주택정책은 사회 변화에 발맞춰 개선됐다. 영국은 정권 교체 때마다 정책이 바뀔 정도였다"며 "부산도 지역이 가진 특수성을 고려해 다양한 계층이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선진국 임대주택 정책 비교

구분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주택시장 
여건

노인가구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

노인가구 증가와 
주거환경 악화

주택가격 하락과 신규 주택 공급 미흡

1인·노인 가구 증가

주택 정책

'중급 어포더블 하우징' 운영. 홈리스 감소 전략 추진

인구 35만 도시는 임대주택 비율 20% 확보 의무화(위반시 벌금)

저소득층 '주택바우처제도' 시행

2011년부터 고령자용 임대주택 정부 차원에서 공급

최근의 
정책변화

기존 저소득층에서 고령자 위한 주택 지원 주력

수요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

고령자 위한 주거지원 서비스 확대

고령자용 임대주택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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