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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4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수요포럼에 참석해 '2015년 한국경제의 진로'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에 물가마저 하락하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최 부총리가 디플레이션 도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향후 정부의 경제정책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 부총리는 4일 서울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수요정책포럼 강연에서 "지난 2월 물가는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마이너스"라며 "저물가 상황이 이어져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또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이 일어나지 않고는 내수가 살아날 수 없다"면서 "현 정부 들어서 최저임금 인상률을 연간 7%대로 올렸다. 올해도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기자간담회에서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2%대를 넘어섰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디플레이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저물가의 장기화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디플레이션 도래 우려를 정부 측이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줄곧 경제계 일각에서 제기된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해왔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 현재의 우리나라는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디스인플레이션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이날 최 부총리가 디플레이션에 대해 '우려'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등 발언 수위가 상당히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처한 심각성을 인정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가 언급한 대로 지난달 소비자물가의 전년 동기비 상승률은 0.5%로 담뱃값 인상 영향(0.58%)을 빼면 사실상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1월의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7%가 감소하면서 2013년 3월(1.8%)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디플레이션 도래를 기정사실화하는 주장도 심심찮게 제기됐다. 이에 따라 경제계에서는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전제로 경제정책을 손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청년실업 문제 해결과 노동시장 개혁, 가계소득 증대를 위해 기업의 최저임금 등 기존의 경기 부양책을 밀어붙이는 한편 필요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