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회 "부적절한 일처리" 지적

부산도시공사가 동부산관광단지에 문을 연 '롯데몰 동부산점' 임시주차장에 20억여 원의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도시공사와 부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울렛인 롯데몰 동부산점은 지난해 12월 말 개장하면서 동부산관광단지의 문화예술단지 등 4개 필지 16만8200여 ㎡를 임시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롯데몰 동부산점은 법정 주차대수 1171대보다 많은 1484대 규모의 상설주차장을 확보하고 있지만 개장 초기 쇼핑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해 도시공사가 개장 후 5개월간 이들 부지를 사실상 주차장 용도로 임대한 것이다.

문제는 도시공사가 롯데몰 동부산점에 땅을 빌려주면서 임대료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시공사의 재산관리규정에 따르면 보유재산을 임대할 경우 연간 부지가격의 5%를 임대료로 부과하며, 이 규정을 적용하면 도시공사는 롯데몰 동부산점으로부터 매월 4억600만 원을 받아야 한다. 사용기간인 오는 5월 말까지 5개월을 계산하면 총 20억3000만 원이 된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복합 쇼핑몰 개장에 필요한 전기 인입시설비용이 20억4400만 원이다. 이를 사업시행자인 도시공사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롯데쇼핑에서 지불했다"면서 "이를 임시주차장 임대료와 상계처리했기 때문에 특혜를 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의회 등에서 적절하지 못한 일처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의회 전진영(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 의원은 "수십억 원의 거액을 상계처리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전기시설까지 도시공사가 부담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 사업시행자가 하는 기반시설은 간선시설로 가로등이나 수도, 도시가스 등이다. 쇼핑몰에 필요한 승압 변전시설까지 도시공사가 부담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 롯데쇼핑 측이 쇼핑몰 개장 전에 이미 한국전력에 전기인입시설비를 모두 납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시공사의 해명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관계자는 "롯데 측이 쇼핑몰 투자를 확정한 이후 동부산관광단지 잔여부지에 대한 투자가 활기를 보이고 있다. 동부산 사업시행자로서 선도시설인 아울렛 개장에 따른 인근 교통정체 대책으로 임시주차장 사용에 협조했을 뿐 다른 뜻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