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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오른쪽 두 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중장기전략위원회 2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새로울 것 없는 대책에 국민은 피로감
- 최저임금 인상 막히고 노사정위 표류
- 결국 예산축소 카드…일부선 "포기했나"
- "경제팀 기획력 등 한계 직면" 분석도
우리나라 경제가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자 정부는 잇달아 각종 대책을 내놓으면서 경기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실물경제가 좋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 데다 제시된 방안마저 기존의 것과 큰 차별성이 없어 오히려 국민의 피로도만 높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제회생 모색…진척은 없어
정부는 최근에만 경제관계장관회의(3월 30일) 국가정책조정회의 재정정책자문회의(이상 4월 1일) 등을 열어 경제회생 전략을 모색했다. 2일에는 중장기전략위원회 제2차 회의가 개최됐다.
회의마다 차이가 있으나 논의된 내용의 큰 얼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청년 일자리 창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차질없는 이행 등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당초 3월 말로 기대됐던 노사정위원회의 대타협안 도출은 이미 시한을 넘겼다. 공무원 연금 개혁 부분도 별다른 진척이 없다. 2014년 2월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 경제 등을 목표로 야심 차게 내세웠던 경제혁신 3개년 계획도 1년이 넘도록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재계에 노골적으로 주문했던 최저임금 인상 요구는 경제단체 등의 거센 반대와 임금인상은 노사 자율로 해결할 일이라는 여론에 부딪히면서 사실상 없던 일이 되어 버렸다.
■경제팀 현실 분석 부실 지적도
그런데도 정부는 새로울 것이 없는 정책만 고집하고 있다. 한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장기전략위원회에서도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의 낡은 줄을 걷어내고 새 줄을 맨다)의 자세로 심기일전해서 경기 활성화와 구조개혁이라는 큰 방향으로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며 기존에 밝혔던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개최됐던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최 부총리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각오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전 부처가 총력을 다하자"는 원론적인 발언을 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비책이 모두 소진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의욕적으로 제시했던 각종 방안이 현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장악력이나 기획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현실에 대한 분석력 부실을 거론하는 전문가도 있다. 최근의 각종 경제지표에서 보듯 우리나라 경제의 앞날이 여전히 암울하지만 정부가 애써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외 기관들이 잇달아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으나 정부는 확장적 거시경제정책과 국제유가 하락 등 '신3저 효과' 등을 들어 당초 제시한 3.8% 달성을 여전히 고집 중이다. 이에 정부의 실효성 없는 경제회생책 남발과 근거가 희박한 낙관론에 국민들의 실망감만 커진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설익은 회생책, 저항 초래" 우려
'백약이 무효'인 실정이 되자 급기야 정부 방침은 '있는 돈이라도 알뜰하게 쓰는 노력을 하자'는 쪽으로 귀결되는 형국이다. 지난 1일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완구 총리는 복지현장의 누수가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한 뒤 철저한 점검을 지시했다. 최 부총리도 같은 날 개최된 재정정책자문회의에서 성과가 미흡하거나 관행화된 예산사업을 과감히 폐지하거나 대폭 삭감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이런 과정을 통해 최소 3조 원가량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 경제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복지 재원 축소 등을 포함한 예산 구조조정을 언급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한 노력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최악의 상황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조치를 너무 성급하게 언급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생각만큼 실물경제 회복속도가 늦어짐에 따라 뾰족한 수가 없는 정부의 고충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렇다고 설익은 경제회생책을 마구잡이로 내놓은 것은 문제며 국민 저항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