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부 중개업자 사칭 급증
- 신용등급 낮은 대출자 속여
- 불법 대부중개 피해액 줄어도
- '거짓 중개' 사례 크게 늘어
부산에서 식품 관련 자영업을 해 온 정모(49) 씨. 경영난 등으로 사업을 중단한 지난해 12월 생활자금이 필요해 대출을 알아보던 중 D은행 계열사의 직원이라고 밝힌 김모 씨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김 씨는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2000만 원을 받아 3개월 동안 연체없이 대출이자를 납입하면 우리 회사(D은행)의 저금리 대출상품으로 전환해 주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씨는 이과정에서 보증보험료의 명목으로 수수료 200만 원을 요구했다.
신용등급이 낮아 저금리 대출이 어려웠던 정 씨는 김 씨 말에 현혹돼 수수료를 입금했다. 하지만 정 씨는 하루도 안 돼 김 씨를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입금 이후 김 씨와 연락이 두절됐기 때문이다. 정 씨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대부중개 행위를 가장한 사기범에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최근 대부 중개업자로 가장한 사기범이 대출 신청자에게 중개 수수료를 불법적으로 수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저신용자를 노린 중개수수료 편취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며 6일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4년간 피해금액만 172억 원
금감원에 따르면 불법 대부중개 수수료 피해신고는 2011년부터 올 3월까지 총 6755건(피해금액 172억9600만 원)이 발생했다. 특히 과거에는 실제로 대부중개업을 하면서 보증보험료나 전산작업비 등의 명칭으로 수수료를 편취하는 일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정 씨의 사례처럼 대부중개업자를 사칭해 거짓으로 저금리대출 전환 등을 내세운 뒤 수수료를 가로채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기간 불법 대부중개와 관련한 전체 피해금액(172억9600만 원) 중 '거짓 중개'에 따른 피해액 비중은 40.6%(70억2800만 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1년 8.0%(40억100만 원 중 3억1900만 원)에서 2012년과 2013년 각각 37.4%(80억8900만 원 중 30억2700만 원)와 71.7%(44억2500만 원 중 31억7100만 원)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64.6%(6억2100만 원 중 4억100만 원)로 전년 대비 7.1%포인트 축소됐으나, 올(1~3월) 들어서는 68.7%(1억6000만 원 중 1억1000만 원)를 기록하며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최근 4년간 전체 피해액은 줄고 있으나 '거짓 중개'가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늘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제 대부 중개업자라도 대출을 받는 상대방으로부터 절대 중개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 중개업자를 사칭하거나 거짓으로 중개를 하는 것처럼 속이는 등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발생 시 1332로 즉시 신고
이에 따라 금감원은 대출과정에서 보증보험료나 전산작업비 등의 명목으로 수수료를 지급했거나 요구받은 경우 금감원 산하 '불법사금융 신고센터'(국번없이 1332)로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대출관련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금융회사와 접촉하거나 사회적 기업인 한국이지론(http://www.egloan.co.kr)을 통해 자신의 신용도나 소득수준에 맞는 대출상품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기범이) 대부업체 상담코너에 연락처를 남겨 대출 신청자의 문의 전화를 유도하거나, 대표전화번호와 홈페이지 등을 알려준 뒤 직접 연락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는 '거짓 중개'의 대표적인 수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