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제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한 13만8000t급 크루즈선 마리너호의 야외 수영장.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길이 311m 객실 1557개 규모
- 카지노·수영장 등 놀거리 풍성
- 요일 잊는 승객위해 바닥에 표시

9일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제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한 마리너 오브 더 시즈호는 '바다 위의 특급호텔'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웅장했다. 옆에 있는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소속 경비함정이 왜소해 보일 정도였다.

현재 아시아를 운항하는 크루즈선 가운데 가장 큰 마리너호는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로열캐리비언크루즈사 소속 13만8000t급 선박으로 길이 311.1m, 너비 49m에 객실 수가 1557개에 달한다. 이날 승객 3554명과 승무원 1215명을 태우고 부산을 찾았다.

기자는 신분증을 맡기고 공항에서 볼 수 있는 문형 보안검색대를 거쳐 엘리베이터를 탔다. 1층부터 15층까지 표시돼 있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엘리베이터 바닥에 'THURSDAY'(목요일)라고 적힌 대목. 취재단을 안내한 로열캐리비언크루즈 한국사무소 윤소영 이사는 "대형 크루즈에는 카지노, 수영장, 영화관, 대극장, 면세점 같은 놀고 즐길 거리가 너무 많아서 승객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를 때가 흔해 엘리베이터 바닥에 매일 요일을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윤 이사의 설명처럼 4층 카지노와 5층 면세점을 둘러보니 입이 쩍 벌어질 만했다. 로열캐리비언크루즈 측은 한국 언론에 선내 카지노를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면세점에는 웬만한 화장품, 액세서리, 주류, 전자제품은 물론 칫솔 치약 면도기까지 구비돼 있었다. 이 크루즈선이 정박해 있는 동안 면세점에서 중국인 승객에게 인기 있는 한국산 쿠쿠 전자밥솥이 대량 공수되고 있었다.

	카지노.

11층 야외 수영장에서는 기항지인 부산 관광에 참여 하지 않은 승객들이 따뜻한 해수에 몸을 담근 채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크루즈는 대개 일주일가량 항해하며 여러 나라를 다닌다. 이런 승객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다. 마리너호에는 수영장, 피트니스센터는 물론 미니골프장, 암벽등반장, 아이스링크, 조깅 트랙이 있다. 아이스링크는 로열캐리비언크루즈 대형선에만 있다.

공개된 주니어 스위트룸에는 침대, 소파, 욕실, 냉장고 등이 비치돼 일반 호텔과 비슷했다. 발코니에 바다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비치 베드와 의자가 있었다. 발코니가 있는 방은 가격이 비싸다고 한다. 중국에서 출발해 전체 4박 5일 일정으로 제주, 부산 등지를 경유하는 마리너호의 요금은 1인당 평균 110만~130만 원이다.

마리너호는 지난해 부산항에 23회 입항했지만, 올해는 16회 찾을 예정이다. 대신 오는 7월부터 아시아에서 가장 큰 16만8000t급 퀀텀호가 투입돼 연말까지 19회 부산항 감만부두에 입항할 계획이다.

◇ 마리너호 제원 구분  내용 총톤수  13만8279t 길이  311.1m 너비  49.0m 흘수  8.6m 에어 드래프트(수면에서 최상층 꼭대기까지의 높이)  63.45m 최고 속력  22.8노트 최대 승객 3807명 승무원  1215명 선실  1557개 부산항 첫 입항  2013년 6월 ※자료 : 부산항만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