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의 강희승 대표와 레이먼드 모너 마케팅 이사, 한승인 제품개발이사 (왼쪽부터)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입주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고객 의뢰 받아 론칭·생산하고
- 디자인 등 대중이 참여해 상품화
-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첫 입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부산창조센터)에 처음으로 입주한 벤처기업 '루이(ROOY)'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신발 분야에서 '크라우드소싱' 기법을 도입한 플랫폼 회사다.

21일 부산창조센터에 따르면 루이는 전 세계 1200여 명의 신발 디자이너로부터 제품 콘셉트에 맞는 디자인을 공모하고 이 중 채택된 디자인을 기반으로 신발을 생산, 유통하는 기업이다.

강희승(35) 대표는 "미국에서는 이미 티셔츠와 스포츠 용품, 가방 등에 크라우드소싱 붐이 일고 있다"며 "나이키 등 메가브랜드의 신제품 생산주기가 18개월 이상 걸리는 데 반해 크라우드소싱은 제품 기획에서 생산까지 6개월이면 된다. 또 대중이 직접 생산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이의 또 다른 특징은 '플랫폼 회사'라는 점이다. 신발의 브랜드 론칭을 원하는 고객의 의뢰를 받아 디자인과 생산, 유통까지 일괄 담당해준다. 매출액은 디자이너와 론칭을 의뢰한 고객과 일정 비율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루이의 첫 번째 작품은 일명 '송승헌 신발'이다. 배우 송승헌 씨와 신발 브랜드 론칭을 합의한 뒤 디자인 공모에 응한 전 세계 100여 명 중 프랑스 디자이너의 제안을 채택해 신발을 제작했다. '송승헌 신발' 론칭에 성공하면서 최근 미국의 투자자로부터 35억 원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비보이계의 슈퍼스타 홍텐(김홍열 씨)과 함께 '비보이 신발' 제작에 들어가 시제품 제작 단계까지 와 있다. 또 SBS와 인기프로그램인 '런닝맨'의 신발 제작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디자인 공모에 들어갔다. '런닝맨 신발' 디자인은 오는 26일 마감된다.

신발 제조에 크라우드소싱 기법을 도입한 것은 강 대표의 특이한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부산 출신인 강 대표는 고교를 졸업한 뒤 미국 명문 코넬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공부를 마친 뒤 부친이 운영하는 신발 소재 생산업체에서 3년간 영업이사로 일하다 2012년 국내에서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한 법인을 만들었지만 실패를 맛봤다. 이후 중소기업청의 해외 창업프로그램에 참여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방문한 뒤 그 곳에서 루이를 설립했다. 부산창조센터에 입주한 루이는 부산지사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조홍근 센터장은 "루이는 크라우드소싱이라는 독특한 기법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부산창조경제의 콘셉트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다. 창조센터 입주기업 가운데 첫 번째 성공 스토리를 쓸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크라우드소싱이란

크라우드 펀딩이 대중으로부터 기금을 받아 사업을 추진하는 형태라면 크라우드소싱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제품 제조 과정에서 대중으로부터 받은 사업 아이디어를 채택해 상품화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