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수도권 규제에 따른 경제적 손실 규모가 3조 원 이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10일 내놨다. 하지만 손실 규모를 추산하기 위해 조사 대상으로 삼은 기업이 모두 수도권에 있는 업체 및 공장인 데다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비수도권의 경제 손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아 '편향된 조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경연은 이날 '수도권 규제완화 조치(2008년 10월 30일) 이후 공장입지 투자계획 변동 분석' 보고서에서 조사 대상 118개사 중 62개 기업이 지난 6년간(2009~2014년) 수도권 규제 등으로 공장 신·증설 타이밍을 놓쳐 3조3329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고 밝혔다. 또 투자 철회 등으로 1만2059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이뤄진 수도권 규제완화 조치가 미흡한 수준에 머문 만큼 '빗장'을 더 풀어야 한다는 내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당시 정부는 수도권 내 대기업의 첨단산업단지 개발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국토이용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조사 대상 118개사를 보면 경기도가 22개 시·군으로부터 취합한 업체와 지난 2008년 전경련의 수도권 규제완화 관련 설문조사에 응답한 수도권 소재 기업 및 공장으로 구성됐다. 더욱이 한경연은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비수도권 기업 및 지역경제의 피해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앞서 부산발전연구원은 지난 1월 이 문제와 관련한 보고서에서 "수도권 규제완화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지방자치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발연에 따르면 지역내총생산(GRDP)의 수도권 비중은 지난 2012년 기준으로만 봐도 47.1% 달한다. 사업체 수(57.3%)와 취업자 수(50.3%) 등 경제지표 대부분이 수도권의 '절대 우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