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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 퀀텀호가 지난 29일 오전 부산항 컨테이너 전용 감만부두에 접안하고 있다. 지난 26일 개장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부산항 새 국제여객터미널(오른쪽 위 점선 안)은 부산항대교 통항높이 제한(60m)과 10만 t 규모의 계류시설로 퀀텀호를 수용할 수 없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굴뚝 접어 겨우 통과하더라도
- 무게 수용한계 넘어 접안 못해
지난 29일 오전 7시께 부산 영도구 봉래산 정상(해발 395m). "왜 아시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 퀀텀호가 며칠 전 개장한 부산항 새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부두에 배를 대지 않고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감만부두에 정박해 있나?" "새 국제여객터미널은 아시아 최대 규모라고 하던데 덩칫값을 못하네." 등산객 몇 명이 모여 퀀텀호가 부산항 새 국제여객터미널에 정박하지 못하는 이유를 의아하게 여기며 대화했다. 항만 당국이 새 터미널을 설계할 때 크루즈선의 대형화 추세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세계 2위의 크루즈선사 로열캐리비안 소속 퀀텀오브더시즈(Quantum of the Seas)호는 이날 승객 4672명과 승무원 1603명 등 모두 6275명을 태우고 부산을 처음 찾았다. 이 배는 16만7800t 규모에 길이 384m, 수면 높이 62.5m에 달한다.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크루즈선이다.
퀀텀호가 지난 26일 개장한 부산항 새 국제여객터널에 정박하지 못하고 부산항대교 바깥에 있는 컨테이너 하역 전용 감만부두에 접안한 까닭은 부산항대교의 높이가 크루즈선보다 낮아 충돌할 우려가 있어서다. 새 국제여객터미널은 부산항대교 안쪽에 위치해 크루즈선이 정박하려면 부산항대교 아래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부산항대교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배의 높이(통항 높이)는 60m이지만, 퀀텀호의 수면 높이는 62.5m.
이 때문에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6월 퀀텀호의 선체 굴뚝(funnel)을 접이식으로 바꿔 달라고 선사에 요청해 성사시켰다. 굴뚝을 접으면 높이가 62.5m에서 58m로 낮아져 부산항대교를 지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복병이 하나 더 생겼다. 새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부두는 10만 t급 수용으로 지어진 탓에 굴뚝을 접고 부산항대교를 통과하더라도 퀀텀호는 접안할 수 없다. 선박을 밧줄로 매기 위해 부두에 세워 놓은 기둥인 계선주가 퀀텀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뜯겨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영도구 동삼동에 개장한 8만 t급의 동삼동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도 퀀텀호를 수용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
결국 부산항만공사는 부두 통폐합으로 사용하지 않는 감만부두 3번 선석의 계선주를 7억 원을 들여 보강(본지 지난해 9월 22일 자 1면 보도)해 퀀텀호를 접안하게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부산해양수산청이 오는 2018년까지 400억 원을 투입해 동삼동 크루즈터미널을 22만 t 규모로 확장하기 전까지 이런 장면은 계속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감만부두는 당분간 퀀텀호를 댈 수 있는 부산의 유일한 부두여서 크루즈 관광객의 부산에 관한 첫인상을 구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대부분이 중국인 관광객(유커)인 퀀텀호 승객은 부산항에 내린 뒤 관광버스 100여 대를 나눠 타고 해운대 국제시장 태종대 해동용궁사 용두산공원 등 부산지역 유명 관광지를 둘러봤다. 이들 크루즈 관광객이 부산을 방문하면서 생긴 경제적 파급효과는 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