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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스토리] 해기사, 취업난 시대 해결사

자격증 있으면 평생직장 가능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15-09-11 20:59:47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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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사고 학생들이 지난달 21일 한국해양대 앞 바다에서 해군해난구조대(SSU)의 지도로 해상생존 및 인명구조훈련을 하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장롱면허증 갱신 잇따르고
- 단기 해기사양성교육 과정
- 30, 40대 일반인 참가 급증

- 취업하고 병역해결 '1석2조'
- 해사高도 우수 학생들 몰려

무한한 가능성의 바다에서 당신이 품은 꿈이 현실이 된다.

'사오정'(45세가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직장 다니면 도둑)라는 말이 대세가 되어버린 취업난과 조기퇴직의 시대. 해기사(항해사와 기관사 등을 통칭)는 건강만 허락하면 70세 넘어서도 일할 수 있는 평생직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에 선출된 임기택(59) 당선인은 출마 전 사석에서 "선거에 떨어지면 장롱 해기사 면허를 살려 배를 탈 거다. 내 주위에도 (육상직에서) 은퇴한 뒤 해기사 면허를 갱신해 억대 연봉을 받으며 배를 타는 친구가 많다. 건강만 허락하면 해기사 면허는 평생직장을 보장한다"고 말하곤 했다. 임 당선인은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73학번으로 졸업 후 6년간 배를 탔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는 최근 이른바 장롱 면허를 살리려고 해기사 면허갱신교육을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올해 면허갱신교육 현황을 보면 항해 164건, 기관 117건, 통신 100건, 소형선박조종 68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김한준 전략기획팀장은 11일 "해기사 면허 갱신은 육상 경기와 맞물려 있다. 육상 경기가 좋지 않으면 힘든 뱃일, 바다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해양수산연수원 오션폴리텍 교육생들이 지난 3일 취업박람회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이런 이유로 한국해양대학교는 물론 일찌감치 부산해사고등학교에 진학하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오션폴리텍(Ocean polytech) 교육과정에 지원하는 30, 40대 늦깎이 직장인이 적지 않다. 부산해사고와 오션폴리텍의 경쟁률은 2~3 대 1에 달한다. 부산해사고 이정관 교장은 "졸업 후 배를 타면 취업 되고 병역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이점 때문에 성적이 우수한 중학생이 전국적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항해과 신입생 성취수준평가 평균점수는 100점 만점에 96.8점. 부산해사고 전교생 479명 중 부산 출신은 157명(32.8%)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서울 경기 제주 등 타 지역 유학생이다. 

오션폴리텍 교육과정은 해양계 학교 출신이 아닌 일반인의 해기사 등용문으로, 해양수산부 고용노동부 부산시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등과 함께 청년실업 극복과 해양산업 분야 인력난 완화를 위해 전액 국비로 운영되고 있다. 실습선 승선 3개월을 포함해 9개월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9개월간 해운선사에서 실습 해기사로 승선실습을 받으면 3급 해기사가 된다. 3급 해기사의 첫 연봉은 3500만~4500만 원. 7년간 해병 수색대 장교로 근무했던 이장선(33) 씨는 장인과 아내의 권유로 지난 3월 오션폴리텍에 입학했다. "2년 고생하면 평생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하며 오션폴리텍 과정을 마치고 배를 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교육생들은 세계를 구경하고 싶다는 꿈에 대한 '도전'과 막막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도피' 사이에서 고민이 많다고 한다. 4년 전 오션폴리텍 외항상선 3급 과정을 졸업한 뒤 현재 중앙상선 2등 항해사로 근무하는 김연식(30) 씨가 지난 6월 펴내 베스트셀러가 된 책 '스물아홉, 용기가 필요한 나이'(예담)를 보면 해답이 보인다. 이 책의 부제는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던 청년백수, 선원이 되어 전 세계를 유랑하다'. "지구 반대편, 다들 꺼리는 불확실한 곳에 갔더니 머릿속으로 짐작도 못 할 무언가가 있더라. 축구장보다 큰 부정기 화물선을 타고 매년 지구 네 바퀴를 돈다"고 했다. 

오션폴리텍을 졸업한 서동희 씨 역시 "단지 배를 타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려 했다"고 회상했다. 

바다를 향한 도전에는 눈물이 따르는 법. 지난 3일 오션폴리텍(외항상선) 취업박람회장에서 만난 유수에스엠 김군진 해상인사기획팀 부장은 "오션폴리텍 교육생 대부분이 사회 경험이 있는 터라 힘든 해상직 근무에 대한 절박함이 있어 잘 적응하는 것 같다. 오션폴리텍 교육생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션폴리텍 박용선 책임교수는 "지금의 고난은 머지않아 큰 기쁨을 주겠다는 삶의 눈물겨운 약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해기사 되기 위한 입학 경쟁률

구분 

 오션폴리텍
(외항상선 3급) 

 부산해사고
(4급)

2013년 

 2.8 대 1
(200명 모집) 

 2.03 대 1
(160명 모집)

2014년 

 2.68 대 1
(150명 모집) 

 3.02 대 1
(160명 모집)

2015년 

 2.2 대 1
(120명 모집) 

 2.3 대 1
(160명 모집)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부산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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