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할인·할증 기준을 현재의 사고 크기에 따른 '점수제'에서 2018년부터 사고 횟수에 따른 '건수제'로 일괄 전환하려던 계획이 1년 3개월 만에 없던 일이 됐다.
상품·가격 규제를 풀어 업계 자율성을 확대하려는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점수제를 유지해도 되며, 회사별 필요에 따라 신고를 거쳐 건수제로 전환해도 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자동차보험 할인·할증기준은 기본적으로 점수제를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방침은 건수제를 도입하면 일반 차량에 비해 운행률이 높고 경미한 사고 건수가 많은 중소상공인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한 간담회 참석자의 지적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이 이 방안을 발표한 직후부터 업계에서는 장·단점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소비자연맹 등 소비자단체는 "사고를 내는 가입자 중 60%가 가벼운 물적 사고만 낸다"며 건수제 전환이 보험사들의 수익만 높일 우려가 있다고 반대 의견을 폈다. 소기업·소상공인들도 "중소기업의 업무용 차량과 소상공인 유통업 차량은 개인차량보다 운행률이 높아 경미한 사고를 많이 일으킨다"며 건수제 전환 철회를 요구했다. 금융당국이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현행 점수제를 유지한 채 건수제 전환을 자율에 맡기겠다고 발표하자, 이번에는 보험사들이 난처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자율화도 좋지만 할인·할증률을 결정하는 최소한의 공통된 기준이 없다면 현장의 혼란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이번 결정이 보험사들에 불리하게 작용하리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