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왜곡·개인 피해 증가 우려

다음 달 미국의 금리인상 가시화로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확대되면서 주가가 내려가야 이익을 보는 공매도 세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공매도가 자칫 시장의 왜곡과 개인 투자자의 피해 등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의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은 3460억4374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는 주식이나 채권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투자자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다.

올해 1월과 2월 각각 2856억7000만 원과 2622억4700만 원이었던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은 지난 7월 4317억8100만 원으로 오른 뒤 8월 사상 최대치인 4890억6000만 원을 기록했다. 이후 9월(3944억6800만 원)과 10월(3451억300만 원)에는 안정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증가했다. 분석 범위를 지난 2일부터 20일까지로 넓힐 경우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은 3433억8864만 원으로 17일까지의 집계(3460억4374만 원)보다 다소 줄었으나 연초와 비교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 공매도 금액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다음 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에 불안 심리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의 이 같은 불안감을 이용하는 공매도 세력이 늘수록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시장 왜곡이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공매도 행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에 빌려준 주식 일부가 실제 공매도에 활용되면 주식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져 피해를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상하이종합지수가 30% 넘게 빠지자 시장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공매도 세력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한국에서는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이 국민연금 주식대여 금지를 골자로 대표 발의한 국민연금법 일부 개정안이 최근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됐다. 빌려준 주식이 공매도에 쓰여 주가하락을 유도하기 때문에 주식대여를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