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오진명(35) 씨는 절친한 친구 자녀의 돌잔치를 앞두고 주머니 부담을 덜었다. 최근 국제 금값이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돌반지 금액도 덩달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오 씨는 "그동안 금값이 올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았을 때는 반지 대신 현금으로 줬다"며 "연말에 돌잔치가 있는 친구에게는 반지를 안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금값 탓에 한동안 우리 사회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돌반지 선물문화'가 되살아날 조짐이다. 특히 금시세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돌잔치를 앞둔 자녀나 친인척을 둔 사람들이 돌반지 구매에 눈을 돌리고 있다. 김덕순(여·68) 씨는 "3년 전 돌잔치를 한 첫 손자가 돌반지를 제대로 못 받아 늘 마음에 걸렸다"며 "내년 1월 둘째 손자 돌잔치 때는 주변 친지들에게 현금 대신 돌반지 선물이 좋겠다는 주문을 다소 부담 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전국 유일의 귀금속 특화 전문시장인 부산 골드테마거리의 금시세에 따르면 24K는 19만3000원, 18K는 16만1000원(7일 기준·3.75g) 정도에 살 수 있다. 부산 귀금속유통업협동조합 이상수 이사장은 "아무래도 돌반지 한 돈에 30만 원 가까이 치솟았던 예전보다는 금선물에 대한 부담을 고객들이 덜 느끼고 있다"며 "금시세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금선물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드바 판매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표준금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34%가량 늘어났다. 이처럼 가격이 비교적 내려간 돌반지를 비롯해 골드바, 다양한 순금제품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표준금거래소 관계자는 "젊은 층 수요가 크게 늘었고 연말연시 기업과 단체 대량구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혼수와 효도선물 등 골드바 선물 범위가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다양한 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부산 골드테마거리는 혼수예물과 커플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5%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표준금거래소는 겨울 한정판 '해피베어' 골드바를 출시했다. 겨울 한정판 골드바는 3.75g(1돈) 제품에 한해 구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