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산대학 본관 조감도. 부산시·부경대 제공

- 졸업생 향후 네트워크 구축 땐
- 각종 이슈 유리한 고지 선점
- 국제회의 개최해 부가가치까지
- 경제효과만 5300억 이를 듯

- FAO 광범위한 지지 이끌고
- 설립특별법 제정 등 서둘러야

부산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수산대학의 유치 후보지로 확정되면서 명실공히 '해양수산 수도'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미국과 유엔 등으로부터 수산 부문 원조를 받던 부산이 이제는 주는 도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수산대학 유치로 수천억 원대의 경제효과 외에도 각종 수산 관련 국제회의 유치를 통한 컨벤션 산업의 도약이라는 더 큰 부가가치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학, 연구소 동반성장 기대

세계수산대학은 앞으로 최종 확정까지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애초 부산시와 부경대의 1차 제안에 이어 우리 정부가 FAO 측에 제안했던 사업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유치가 유력하다. 이번 부산의 유치 후보도시 확정은 사실상 확정의 9부 능선을 점령한 셈이다. 세계수산대학이 설립되면 부산에 밀집한 수산 관련 대학, 연구기관, 산업계와의 동반성장이 기대된다.

부경대 김영섭 총장은 "부경대는 수산 부문 국내 1위에서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브랜드를 인정받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세계수산대학의 모델이 된 세계해사대학이 스웨덴 말뫼에 설립된 지 33년이 돼 졸업생이 3000명 이상 배출됐다. 임기택 IMO(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도 이 대학 출신"이라며 "세계수산대학 졸업생들도 5~10년 뒤 전 세계 수산 관련 이슈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다. 우리는 안방에서 이런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에 소재한 국립수산과학원과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전 예정),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연계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국립수과원 강준석 원장은 "수과원은 양식, 가공, 자원관리 등 분야별 실험기기와 설비를 갖추고 있다. 또 우리 소속 기관의 현장 실험실 등 인프라를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에서 하지 못하는 기능들은 수과원에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경대 장영수(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는 "부산은 수산물 단순·고차 가공, 유통 및 물류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다. 부산이 취약한 양식 현장에 관한 교육은 부경대의 유전 육종 바이오 쪽 실험 교육 강화를 통해 보충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문과 세계수산대학 간 네트워킹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협의체 구성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세계수산대학 국내 유치 후보지로 최종 확정된 부산 부경대 대연캠퍼스. 운동장 인근이 세계수산대 예정 부지이다.

■경제유발 효과 최대 5300억 원

세계수산대학의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수천억 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시가 부산발전연구원에 의뢰한 효과 분석 결과 전체 생산유발 효과는 5307억 원으로 전망됐다. 이 중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2264억 원에, 취업 유발 효과는 무려 4161명에 달했다. 이 예측 분석에는 세계수산대학 설립과 함께 부설 국제어업교육원, 기숙사 설립이 포함됐다.

또 시가 지난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결과에서도 156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에는 국제어업교육원과 기숙사 등 부설기관 설립은 빠졌다. 아울러 대학 운영에 필요한 직접 인원 330명, 간접 고용인원 903명 등 모두 1388명의 취업 유발 효과도 낼 것으로 예측됐다.

■남은 과제, 절차는

정부가 서둘러 국내 입지를 확정한 것은 FAO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입지와 장소 결정을 요청받았기 때문이다. 2013년 시 제안 이후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일정이 지연됐지만 지난해 부산 출신 유기준 장관 체제가 들어서면서 설립 논의는 해수부 내에서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FAO 회원국들에게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장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은 각 이사국을 상대로 대한민국의 세계수산대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5월 FAO 재정위원회에서는 회원국들이 세계수산대학에 의무분담금을 내야 하는지를, 프로그램위원회에서는 세계수산대학이 적합한 목적을 갖고 있는지를 각각 검토한다. 그 이후 오는 10월 FAO 헌장·법률위원회에서 ▷유치국 협정 ▷설립 협정 ▷대학 헌장 ▷결의안을 통과시킨 후 내년 7월 총회에서 194개국 가운데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국내에서는 세계수산대학설립특별법(가칭) 제정 절차와 함께 국제기구인 이 대학 직원들을 위해 외교관 면책특권 부여 등 해수부-교육부-외교부 간 협업 과정이 남아 있다. 시 김규옥 경제부시장은 "당면한 중요 절차인 오는 7월 FAO 수산위원회 보고와 12월 이사회 심의를 위해 5월 개최되는 세계수산회의에서 세계수산대 설립에 대한 회원국 협조와 지지를 구할 부대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세계수산대 내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해양수산 기관과의 산·학·관·연 협의체 구성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이승륜 정옥재 기자

◇ 세계수산대 설립을 위한 FAO 일정 2016년  5월                 재정위원회, 프로그램위원회   7월                          수산위원회(138개국 수산분야 총회)   10월                        헌장·법률위원회   12월                        이사회 상정 2017년  7월                 총회(194개국 중 과반 찬성 필요)  ※자료 :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