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농업 활성화 10년 계획 수립
- 지자체와 힘 합쳐 시민참여 유도
- 내일부터 3일간 부산서 박람회
- 5월 강서구 공동체 정원 개장식
- 텃밭면적·참가자·예산도 급증세

잘 포장된 도로와 말끔한 콘크리트 건물, 높게 치솟은 아파트촌을 오가는 바쁜 도시인들에게 "흙을 밟아본 지가 언제?"라고 묻는다면 무슨 대답이 나올까. 대다수는 주말 등산 때나 한 번쯤 흙을 접한다는 말을 하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도시농업'(Urban Agriculture)은 큰 의미가 있다.

	지난 2일 서울의 한 공동체텃밭에서 열린 '2016 도시농업의 날' 행사에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이 어린이들과 모종을 심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도시농업은 말 그대로 도시 내의 자투리땅을 이용해 농사하는 일을 일컫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도시농업이 단순히 이제는 잊히고 사라진 것을 도심에서 되살리는 낭만적인 관점 외에도 환경 보존과 온난화 방지, 공기정화 등 여러가지 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언급한다.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도시농업은 크게 도움이 된다. 또 이를 경험한 도시인들은 귀농·귀촌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가 도시농업 활성화를 주요 정책 목표로 내세운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업무계획안에는 도시농업 추진의 당위성을 '2평의 행복'이라고 규정해 놓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한다면 세상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지난해 농식품부는 10년(2015~2024년)을 내다보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을 어느 정도 불러일으켰다고 판단한 농식품부는 올해는 국민의 생활 속에 이를 뿌리 내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하지만 도시농업이 정부의 일방적인 주도로만 진행되기는 힘든 노릇이어서 농식품부는 지자체와 힘을 모으고 있다.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실제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땅이 준비되더라도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갈 주체가 없다면 성과를 내기 어려워 도시농업 및 농업인단체와도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부산만 해도 잘 찾아보면 도시농업을 알 수 있는 방법이 많다. 21일부터 24일까지 부산시민공원에서는 '제12회 부산도시농업박람회'가 열린다. 농식품부가 후원하고 부산시 농업기술센터가 주최하는 이 박람회에서는 농사 체험을 비롯해 여러 가지 행사가 펼쳐진다. 농식품부는 또 다음 달에 부산 강서구에서 '공동체 정원' 개장식을 한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3일 기장군 철마면 일대에서 시민 텃밭 함께 가꾸기를 개최한 바 있다. 또 지난 3월 8, 9일에는 금련산청소년수련원에서 '2016년 민·관 합동 도시농업 정책 워크숍'을 열었다.

농식품부의 이런 노력 덕분에 도심 텃밭 면적은 2010년 104㏊에서 2014년에는 668㏊로 늘어났으며 2017년에는 1500㏊에 이를 전망이다. 참가자 수도 2010년 15만3000명에서 2014년 108만4000명으로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2017년에는 이 숫자가 2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도 계속 느는 추세다. 2015년 50억 원이던 도시농업 예산은 올해 87억 원으로 책정됐으며 2017년에는 102억 원, 2024년에는 166억 원까지 확대된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2일 열린 '2016년 도시농업의 날' 기념식에서 "농업 유전자를 가진 우리 민족은 밭을 가꾸고 수확물을 나눠왔다"며 "도시농업이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어울림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염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