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부터 오후 3시30분 종료
- 주식시장 거래량·대금 늘면
- 증권사 수익 증가 기대감
- 최근 11곳 중 9곳 주가 상승

- 거래량 증가는 제한적 전망
- "막연한 기대감에 투자 금물"

한국거래소(KRX)가 지난 24일 '주식 거래시간 30분 연장' 방안을 발표한 이후 국내 주요 증권사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증시 마감시간이 지금보다 30분(오후 3시→오후 3시30분) 늦춰지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게 되고, 이는 곧 증권사의 수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증시 영향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수 있고, 증권주의 상승세 역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는 만큼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투자하기 보다 시장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1개 증권사 중 9곳 주가 상승

31일 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업지수'는 지난 24일 551.31(종가 기준)에서 27일 561.05로 1.77%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63%)와 코스닥지수(0.56%)의 상승률보다 높은 것이다. 한 달 전 같은 시기(4월 25일~4월 28일)에는 608.51에서 594.35로 하락세(-2.33%)를 기록했다. KRX 증권업지수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국내 주요 증권사 11곳의 주가를 지수로 환산한 것이다. 해당 업종의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이 기간 11개 증권사 중 메리츠종금증권(-2.74%)과 현대증권(-0.46%)을 제외한 9곳의 주가가 상승했다. 한국금융지주가 4만2000원에서 4만3650원으로 3.93%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11곳 중 시가총액(27일 종가 기준 2조7516억 원)이 가장 많은 삼성증권은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3.90%·3만4650원→3만6000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2.39%)과 NH투자증권(1.78%)도 KRX 증권업지수(1.77%)보다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대신증권(1.40%)과 교보증권(1.36%), 미래에셋증권(1.28%)과 미래에셋대우(1.14%)의 주가 상승률은 1%를 넘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주가가 한 달 전과 달리 오름세를 나타낸 것은 거래소가 2014년 1월 이후 2년 반 만에 내놓은 '주식 거래시간 30분 연장' 방안의 시행일자가 8월 1일로 확정된 데 따른 것이다. IBK투자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이번 방안으로 거래량이 늘고 주식 회전율이 상승하면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거래시간을 1시간씩 연장했던 1998년 12월과 2005년 5월 이후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연장 시행 이전보다 증가했다"며 "이번 방안이 시행될 경우 증권사의 수익은 2.1~7.4%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 "막연한 기대감 금물"

거래소 역시 증시 마감시간을 지금보다 30분 연장할 경우 국내 주식시장의 유동성은 3~8%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평균 거래대금으로 환산하면 최소 2600억 원에서 최대 6800억 원 규모의 증가가 예상되는 셈이다.

그러나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거래량 및 거래대금 증가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통상 거래대금 부진은 증시 방향성 부재와 자금의 단기 부동화 지속, 시가총액 회전율의 추세적 하락 등의 요인에 기인한다"며 "거래시간 부족 때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안이 증권주 상승에 어느정도 도움은 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상승 흐름을 끌고갈 만큼의 결정적 호재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KRX 증권업지수의 일자별 추이를 보면 해당 방안이 발표되고 하루가 지난 25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지수 상승률이 2.13%에 달했으나 26일에는 오히려 1.2% 하락했다. 27일에도 0.86% 오르는 데 그쳤다. 김지영 연구원은 "연장 시간과 비례해 거래대금이 증가한다는 기대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