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산 수출감소 등 침체 그린란드
- 북극 기업활동 지원 펀드 추진
- 노르웨이는 양식 등 자원개발
- 연안국 TF 구축 지속발전 논의
"다시 열린 북극,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해 논하자." 지난달 25~26일 노르웨이의 항구, 어업 도시 '보되'에서 열린 '2016 High North Dialogue(북극 포럼)'는 북극 연안국(북극 이사회 이사국)과 옵서버 국가에서 온 학자, 학생, 고위 공무원, 기업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이러한 공감대를 갖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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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5일 노르웨이 북부 항구도시 보되에서 열린 '2016 High North Dialogue(북극 포럼)'에 참가한 각국 패널들이 '북극의 푸른 미래(The blue future and the arctic)'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승륜 기자 |
보되는 노르웨이 철도의 종착점이자 북극권으로 들어가는 관문 도시다. 뉴질랜드에 남극으로 가는 관문 크라이스트처치가 있다면 노르웨이에는 북극으로 가는 도시 보되가 있는 셈이다.
보되는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는다. 그래서 도시 곳곳에서는 도시의 재생과 도약을 논의하고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노드대의 High North Center가 주최한 이번 High North Dialogue 역시 그 연장선의 하나로 봐도 무방하다. 최근 북극 연안국들이 급속히 감소하는 자원 가격과 수산물 수출 등을 이유로 북극 개척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본지는 북극 연안국인 노르웨이의 수산 및 극지 정책을 다루는 기획 취재의 출발지로 지난달 25일 보되를 찾았다.
■재건 도시 보되, 북극의 푸른 미래 논하다
노르웨이는 우리와 같은 반도 국가로서 해양에서 산업의 경쟁력과 미래를 찾는 점이 유사하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포럼은 북극 연안국과 옵서버국이 북극을 통해 자국의 현재와 미래를 전망하고 재생을 다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행사를 안내한 현지 코디네이터는 "보되는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의 폭격으로 도시 전체가 파괴됐다가 재건된 역사가 있다"며 "각국의 관계자가 북극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논의를 하는 데 이보다 더 적절한 장소가 없다"고 설명했다.
'북극을 선도한다'는 'High North'라는 말에 걸맞게 포럼의 주제는 '북극의 푸른 미래(The blue future and the arctic)'였다. 기조 발표에 나선 아자 솀니츠 라르센 덴마크 의회 관계자는 그린란드의 지속 가능한 발전 문제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었다. 덴마크령에 속하는 그린란드는 현재 석유와 광물 자원의 가격 하락, 수산물 수출 감소, 덴마크 정부의 지원 감소, 열악한 교육 수준 등 인적 자원 부재로 성장에 한계를 겪고 있다. 라르센 씨는 "북극 내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산업계를 끌어들이기 위한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며 "북극 토착민과 동물 등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하자는 취지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등 북극과 지정학적으로 떨어져 있는 국가들이 향후 북극 개발에 참여할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르웨이 정부와 기업이 북극해에서 자원 개발에 치중하는 노력도 관심을 가질만하다. 노르웨이의 수산 자원 개발 업체인 스쥬렐브 에이에스는 2005년 노르웨이 새우 산업이 망한 이후 북쪽 피오르 해역에서 사업과 고용을 창출할 방안을 찾았다. 이 업체 대표 힐데 스쥬렐브 씨는 "연어 양식을 고려했으나 혹독한 날씨 때문에 불가능했다. 풍부한 영양분과 긴 해안선을 가진 피오르를 이용해 해조류 양식 연구를 시작했다"며 "2009년 스타트 오일의 지원을 받아 연구한 결과 6년 뒤인 지난해 무궁무진한 사업·고용 창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해조류를 바이오에너지로 활용하는 쪽을 고민 중이라며 많은 나라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자원보고 북극,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 고민할 때
포럼의 마지막 날에는 북극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각국의 협력이 강조됐다. 토레 하트렘 노르웨이 외무부 차관은 "노르웨이 해양의 대부분이 북극에 속해 다른 국가 경계와 맞닿아 있다. 타국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해양 환경, 활동이 다른 나라의 정책에 영향을 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포럼 참가자들은 북극 연안국의 증가한 해양 활동이 북극 연안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고 관련 투자를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 노력의 하나로 노르웨이는 '극지 해양 협력 테스크포스(TFAMC· The task force on arctic marine cooperation)'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북극 연안국들은 최근 북극해의 관리와 모니터링을 위한 적절한 방법을 찾기 위해 협력을 약속했으며, 중앙 북극해에서의 비규제 어업활동 방지 선언에 서명했다.
북국 이사회 옵서버 국가들도 북극 정책에 참여해야 한다는 게 이날 아시아 등 북극에서 먼 나라 관계자들의 반응이었다. 해양수산부 극지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연수생인 부경대 응용경제학과 석사 과정 재학 중인 박소연(26) 씨는 "우리 정부가 '아라온호를 통해 친환경적 과학기술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점들을 연수 중 각국 참가생들에게 소개 발표했더니 반응이 좋았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보되=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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