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갑회사 장미고무공업사
- 1년새 장애인 34명 추가채용
- 중국 진출 않고도 생산성 높여

- 부산 전체 1100여명 취업 성과
- 지역호텔 연계 인턴 육성도

"이모들과 함께 일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월급은 모두 저금해요. 일도 잘하고 돈도 많이 벌어서 나중에는 사회복지사가 될 거에요."

13일 오후 부산 사상구 장미고무공업사에서 윤철희(왼쪽 두번째) 대표가 직원들과 웃으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13일 오후 3시께 다목적 장갑과 안전용 장갑 등을 생산하는 장미고무공업사(부산 사상구 삼락동)에서 만난 정수지(여·21·지적장애) 씨는 장갑을 포장하며 해맑게 웃었다.

2007년 설립한 장미고무공업사는 지역 최대 규모의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전체 직원(142명)의 31%(45명)가 장애인이다. 글로벌 기업인 3M, 헹켈, 다이소 등 전 세계 54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창업 당시 매출 4억 원이던 이곳의 올해 목표 매출액은 160억 원이다. 특히 이 회사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지원금 5억5000만 원 등 총 70억 원을 투입해 오피스 형태의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완공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부산시의 '장애인 취업지원 후견인제' 시행 이후 1년간 장애인 직원을 34명 채용했다.

13일 장미고무공업사에서 제20차 일자리정책조정회의가 열렸다. 서정빈 기자

장미고무공업사 윤철희 대표는 "장갑은 포장 등에 사람 손이 많이 들어가는 공정이어서 중국 동남아 등에 밀릴 수 있지만 장애인 일자리 고용을 통해 아무 어려움 없이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며 "3년 내 3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하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 장애인 고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시가 지난해 6월 전국 처음으로 시행한 장애인 취업지원 후견인제가 1년을 맞으면서 장애인 1100여 명을 취업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시는 지난해 6월 취업 취약계층인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참여를 확대하고자 '장애인 취업지원 후견인제'를 시행해 지금까지 후견인 940명을 지정하고 장애인 일자리 2007개를 발굴했다고 이날 밝혔다. 장애인 후견인제로 취업에 성공한 장애인만 현재까지 1117명에 달한다. 시는 장애인 후견인제 시행 1년을 기념해 이날 제20차 일자리 정책조정회의를 장미고무공업사에서 개최했다.

시 관계자는 "장애인 후견인제 사업은 기업인이나 로타리·라이온스클럽 회원 등 사회적 네트워크가 풍부한 사람을 후견인으로 위촉해 장애인의 취업을 알선·지원하는 사업"이라며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줘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자립 기반을 제공하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의 롤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시는 장애인이 취업할 수 있는 신규 일자리 발굴을 위해 부산지역 특급호텔과 장애인 호텔리어 사업을 벌여 현재 파크하얏트 부산호텔, 파라다이스호텔 등에서 13명의 장애인이 인턴교육을 받고 있다.

※ 장애인 취업지원 후견인제

기업인이나 로타리·라이온스클럽 회원 등 사회적 네트워크가 풍부한 사람을 후견인으로 위촉해 장애인의 취업을 알선·지원하는 부산시의 일자리 사업이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