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에이텍은 3D프린터 기술 개발
- 고가임에도 중국 등 수출 활발

발전용 베어링(회전축) 제품을 생산하는 동양메탈공업(부산 사하구)은 가스터빈 부품인 틸팅 패드(tilting pad) 베어링의 국산화에 성공해 2011년부터 미국 GE사에 해당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부품만 지난해 3억4000만 원어치를 수출했다. 부산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기술혁신사업'에 참여해 1년간 1억9600만 원의 연구개발(R&D) 지원을 받은 결과다. 이 업체의 안성진 대표는 "틸팅 패드 베어링은 회전체의 안정적인 작동을 돕는 특수 설계 베어링으로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왔다"며 "꾸준한 R&D 투자로 품질을 높인 결과 GE사와 신뢰를 구축, 다른 부품까지 확대 공급하게 되면서 매년 수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메탈공업은 2014년, 2015년 각각 59억5200만 원, 78억8200만 원 규모의 수출을 달성했다.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R&D 지원을 활용해 불황을 극복하고 있다. 자금이 부족해 자력으로 기술개발을 하기 어려운 중소업체들이 R&D 지원 사업을 적극 발굴해 성장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3D프린팅업체인 씨에이텍(부산 강서구)은 2013년부터 2년간 '중소기업 융복합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해 총 8억14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이를 통해 3D측정 기술을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한 시스템을 개발해 3건의 특허를 등록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최초로 LCD패널을 이용한 3D프린터 '모비우스'의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출시한 이 제품은 대당 2000만 원 상당의 고가 장비임에도 정밀도가 높아 중국 싱가포르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씨에이텍 이대석 대표는 "국내 3D프린터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외산의 고가 장비가 보급되면서 지역의 중소업체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시제품을 제작하는 실정"이라며 "이번 3D프린터는 중소기업도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재료, 부품산업 전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산중기청에 따르면 지역 중소기업의 정부 R&D 지원사업 수혜비율은 6.7%로, 경기 서울 대구에 이어 전국 4번째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중기청 김진형 청장은 "부산의 5인 이상 제조업체 중 90%가 20인 이하 업체로 R&D 투자를 할 여력이 없다보니 현재까지는 수혜율이 낮은 실정"이라면서 "하지만 최근 정부의 R&D 지원을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공정을 개선하는 기업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