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국내 여행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고질적인 바가지 요금과 볼거리 즐길거리 등의 부족으로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국내 관광지의 대명사인 제주도를 여행할 경우 중국이나 동남아보다 비용이 더 든다는 인식이 커져 비슷한 가격대의 해외 휴양지로 가고 있어서이다.
20일 부산시와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해공항 이용객은 723만8000여 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4%가 늘었다. 국내선의 경우 17.1% 늘어난 332만4000여 명인 데 반해 국제선 이용객은 31.3%나 급증한 391만3000여 명이었다. 지난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펴낸 '국민여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은 전년 대비 20.1% 늘어난 1931만430명을 기록했지만, 국내 관광은 고작 0.7% 증가에 그쳤다.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형여행사 '모두투어'의 경우 올 상반기 해외로 떠난 패키지 여행은 전년 대비 12% 늘었다. 항공권 구매자와 호텔 숙박권 구매자도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4%, 33% 늘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휴가철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추석 연휴가 있는 오는 9월까지 해외여행객이 매월 30% 이상 전년 대비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해외 여행 수요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관광지를 대표하는 제주도는 비싼 음식값과 바가지요금 등으로 인기가 옛날 같지 않다. 항공권, 숙박, 렌터카 비용 등이 휴가철 성수기인 7, 8월에 비수기보다 배 이상 뛰면서 '휴가 땐 제주도보다 중국, 일본 여행경비가 더 싸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최대 성수기인 8월 1~3일 일정으로 성인 2명이 부산에서 제주를 방문한다면 항공권(편도·에어부산 기준)이 8만3100원, 렌터카(준중형급) 1일 16만5000원, 5성급 호텔 1박 45만 원 등으로 식비, 입장료 등을 모두 제외한 기본 비용만 172만 원이 든다. 하지만 최대 성수기를 피한 8월 31일 출발한다면 항공권 2만2500원, 5성급 호텔 25만 원, 렌터카 4만 원 등 총 71만 원으로 무려 100만 원 이상 절감된다. 같은 기간 A 여행사에서 판매 중인 2박3일 일본 오사카 코스가 1인당 53만900원임을 고려하면, 국내보다 해외여행 비용이 더 싼 셈이다.
이 때문에 관광 전문가들은 '2016~2018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국인의 여행소비를 우선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적 구호만으로는 내국인 관광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은정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