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선업 및 조선기자재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지만, 부산의 조선기자재업체 가운데 혜택을 보는 곳은 38%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2차 협력업체들에 대한 적용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밝혀 효과가 주목된다.
21일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실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관련, 대상 사업장을 추가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지난 18일 발송했다. 이에 따르면 조선소에 재하청을 받는 2차 협력업체들의 경우 전체 조선업 매출액 비중이 50%에 미달해도 1차 하청업체에 납품한 비율이 매출의 50% 이상이면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된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중소 조선사와 조선 기자재업체들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고용유지지원금과 직업 훈련비, 4대 보험료 감면과 세금납부 유예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기자재 업체들 대부분이 매출액의 50%를 조선업으로 채워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였다.
실제로 2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조선기자재업체 449곳 가운데 172곳(38.3%)만 '조선업 매출 비중 50% 이상'이라는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매출 비중 조건을 못 채운 나머지 62% 업체들에겐 이 같은 지원책이 '그림의 떡'인 셈이다.
울산의 경우 전체 조선기자재업체 229곳 가운데 조선업 매출 비중 50%를 넘는 곳은 103곳(45%), 경남은 전체 291곳 가운데 165곳(56.7%)이다.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조선 기자재업체들이 업계 불황에 따라 최근 2, 3년 전부터 건설, 엔지니어링 제품 등으로 판로를 다각화하면서 조선업 매출 비중을 줄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조선업 비중을 3분의 1(33%) 정도로 완화해달라는 업계 요구가 높았고, 정부도 이 같은 방안을 고심해 왔다.
그러나 부처 내 조율 과정에서 전업률 기준 자체를 낮출 경우 부작용이 많다는 판단에 따라 2차 협력업체들에 대한 적용 요건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번 조치로 지원이 절실했던 영세 중소하도급 업체들도 혜택을 보게 됐다"며 "지역 조선기자재업체들이 회생할 수 있는 활로를 열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